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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군이 일하던 곳에서 함께 일했던 지하철 노동자 국회의원입니다. 구의역 승강장 안전문을 고치던 김 군이 홀로 일하다 생명을 잃은지 5년이 지났습니다. 지하철 노동자였던 그의 죽음으로 인해 그동안 지하철에 자행되어 온 무리한 인력 감축과 외주화의 심각성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일부 업무의 직영화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및 차별 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인력 충원이나 재원 투자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경영 효율화가 지속되었고 정부와 관리자들은 현장 노동자들을 쥐어짰습니다. 사실 지난 20여년간은 지하철 인력과 업무의 구조조정의 시기였고 그 과정에서 김군의 죽음 같은 비극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김군 동료들을 포함한 많은 지하철 노동자들은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강화하고 각종 사고와 질환에 노동자들이 갈수록 취약해졌습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철도 지하철 현장에서 승인된 산재를 보니 전체 670건 중, 사망 사고로 철도공사가 16명, 서울교통공사가 6명, 부산교통공사가 4명 등 모두 2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10년간 해마다 대략 3명이 죽었던 것입니다. 김 군처럼 열차에 치어죽기도 하고 열차에서 떨어져 죽기도 하고 긴 지하 터널을 1인 승무를 하다가 또는 승객에게 맞는 등 도를 넘는 고객서비스 요구에 마음의 상처를 얻어 급기야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산업재해는 노동자 개인의 잘못보다 인력과 비용을 축소해 경쟁에서 이기려는 구조적 요인의 결과입니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은 무시하고 그 자리를 기계로 대체하거나 어떤 곳은 그 대체물조차 없는 산업현장에서, 구의역 김군도 발전소의 김용균 씨도 평택항의 이선호 씨도 혼자서 일하다가 생을 달리했던 것입니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안타깝게도 김군과 같은 죽음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특히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과 같은 도시교통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나고 승객 안전 역시 위협 받을 것입니다. 지하철은 역뿐만 아니라, 궤도, 전기, 신호, 통신, 열차 운전, 정비 등 일반 시민은 잘 모르는 매우 다양한 업무들이 24시간 한 데 어우러지면서 최종적으로 승객의 안전한 이동을 달성합니다. 이 모든 업무는 아무리 스마트한 기계가 들어서도 결국 지하철 노동자에 의해 감독되고 운영되기 때문에 결국 노동자들의 안전은 승객의 안전과 직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김군의 죽음을 낳은 지하철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개선되기는커녕 변함 없이 노동자들의 고통과 희생을 강요합니다. 철도 지하철 산재 현황이 보여주듯이 말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교통 복지 비용, 코로나19 방역 비용 등의 재정 부담을 운영기관이 지다보니, 결국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구조 때문에 인력난에 재정난까지 겹쳐 이래저래 구조조정의 압력까지 받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희생을 또 한 번 강요하는 것인데 이는 결국 승객, 시민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말로만 안전을 말할 것이 아니라, 정부 투자를 요구하며 싸워야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