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8주기 추모주간 기자회견, 안전한 지하철 100년을 향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궤도협의회, 서울교통공사노조는 20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역사에서 구의역 참사 8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아직도 곳곳에는 위험의 외주화가 일어나고 있고, 외주화된 위험은 더 큰 위험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철도지하철 산업의 재정난 인력난 해소가 시급한데 공공교통 대책마련이 시급한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인력을 줄이는 계획을 밝히고 인력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공사를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구의역 참사 8주기를 1주일 여 앞둔 이날 서울시와 정부, 서울교통공사에 안전인력 충원, 안전예산 확보와 안전이동권 보장을 요구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청년과 컵라면으로 구의역 산재사망사고를 기억한다. 그러나 구의역 사고는 오세훈의 구조조정으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8년이 지나고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이 전면에 적힌 오세훈표 죽음의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고 서울지하철 안전위협의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적했다.
박현우 서울교통공사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하청노동자 세명의 죽음으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장은 정규직 신분 뿐 얼마나 안전해졌는지 모르겠다. 죽음의 원인이었던 ‘고장접수 1시간 이내 현장 도착’ 압박은 여전하고 유사성 없는 승강기와 스크린도어 업무를 묶어서 관리하려고 한다. 지하철 안전설비는 늘어나고 있는데 인력은 줄어들고 다시 외주화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안전에 역행하는 서울지하철 상황을 증언했다.
김용균재단의 김미숙 대표는 “용균이가 사고를 당했을 때 회사가 아들과 우리 유족에게 진정성있게 사과하고 행동했다면 어쩌면 싸울 엄두를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회사는 사망한 당사자 잘못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지금도 법은 있지만 죽음은 막지못하고 기업들은 재발방지보다 처벌을 면하는 것에만 몰두해 있다.”고 중대재해처벌법 엄격한 적용을 주장했다.
신수연 전국특성화고노조 경기지부장은 “당시 김군은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정규직전환을 꿈꾸며 일하고 있었다. 구의역 김군의 사고는 우리 청년들이 가는 일자리 현실을 보여준 사고였다. 김군 사고 이후에도 현장실습생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딛는 청소년, 청년 노동자들을 더 이상 죽이지 말라.”며 호소했다.
구의역 진상조사단장으로 활동했던 권영국 변호사는 “안전을 위한 사회적인 노력은 경영 효율과 비용절감을 앞세우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들어선 이후,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다. 공사가 예고한 향후 2,200여명에 대한 인력감축은 안전을 위해 정규직화한 안전업무직을 다시 외주화하는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최근 노조간부들에 대한 무더기 해고사태는 인력감축과 외주화 추진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발을 제압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보인다”고 서울교통공사노조의 노조전임자 대량해고 사태를 분석했다.
구의역 참사 8주기 추모제는 오는 25일 오후 2시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추모의벽을 설치하며 시작됐다. 구의역 참사는 지난 2016년 5월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던 김아무개군(당시 19살)이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