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궤도 승무노동자 총력 결의대회 개최
운전, 장비, 궤도노동자가 한데 뭉쳤다. 왜 자꾸 모이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가만히 일하게 두질 않는다. 운전실 감시카메라 설치 문제는 철도 기관사를 쉴 수도 없게 만들었다.
궤도승무노동자 총력결의대회. 10월 24일 오후 2시 세종시 국토부 청사 앞 도로에 약 1,300명 조합원이 눌러앉았다. 철도노조를 비롯해 서울, 부산, 대전, 인천 등 전국 궤도노동자가 세종시 국토부 앞에 집결했다.
‘우리가 근무복을 언제 입었지?’
사측은 아랑곳없다. 익숙한 사복과 투쟁 조끼만큼 능숙하게 모였다. 국토부는 10년 전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겠다고 처음 얘기를 꺼냈다. 일하는 기관사를 지난 10년 동안 못살게 굴었다. 10주년을 기념하려는 걸까. 국토부는 올해는 기어이 기관차 운전실에 감시카메라 설치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노동자들은 외쳤다.
“감시카메라 중단하라. 형사처벌 중단하라.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감시와 처벌 중단하라!”
노동자를 대표자는 연단에 오르기 전 노동자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선 장애물을 부쉈다. 거치적거리며 가로막은 5가지 장애물들이 순식간에 박살 났다. 흩어진 조각들을 맞추면 내용은 이렇다.
“조합원 내부 분열, 기관사 책임전가, 선정적 언론플레이, 탁상행정 국토부, 무책임한 경영진”
김태균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2013년부터 감시카메라 설치되었지만 철도안전법이라는 미명아래 설치한 감시카메라를 시행령으로 막아 놨다”며 “저들이 다시 개정하겠다고 한다. 용납할 수 없다. 막아야 한다. 노동자의 안전이 아니라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는 짓들이 ‘대환장파티’다. 명절에도 일하는 기관사에게 기껏 한다는 게 휴대전화 모니터링과 음주단속을 했다. 쪽잠을 자고 밥을 먹으며 평생을 함께 달려온 운전실이다. 그 운전실을 감옥으로 만들려는 자가 누구인가.”
연단에 선 강철 국장이 자기 이름처럼 올차게 말을 꺼냈다. 강철 국장은 “국토부는 책임을 덮어씌우려 혈안이 되어 있다. 감시카메라 설치는 국토부 총알받이로 전락할 끔찍한 역사의 출발점이다. 국토부 관료들만 살고 보겠다는 비겁한 선언이다. 기관사를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역겨운 선전포고다.”라고 호소했다.
철도·지하철 승무 대표자 전원이 무대에 올랐다. 궤도협의회 노동자는 나의 삶과 우리의 일터, 공공철도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결의했다.
“우리는 범죄자 되기를 거부한다.”
“우리는 국토부와 궤도 공사의 방패가 아니다. 처벌과 책임전가에 맞서 힘차게 투쟁하자!”
“궤도노동자 준법투쟁으로, 파업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노동 감시를 막아내자!”
감시카메라 투쟁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돌아보고 준비하는 영상도 상영되었다. 영상은 철도 궤도노동자의 역사를 말했다. 1988년, 94년 아버지 나이의 궤도노동자들이 살인적인 노동조건을 개선했다. 형, 누나 나이의 선배들은 2016년 성과연봉제를 막았다. 또 강제 전출을 저지했고 인력 충원을 위해 싸웠다.
궤도노동자들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이며 그만큼 전진했다. 지금 우리는 과태료를 남발하고 과도한 형사처벌로 전과자를 만드는 국토부와 싸우고 있다. 운전실 감시카메라를 저지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기관사를 처벌하는 영상이 나오는 가운데 곳곳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한숨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오늘 모인 우리는 역사가 기억하는 노동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