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협의회, 중대재해와 질병 관련 종합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 개최
시민의 발로 전국을 연결하는 철도·지하철 궤도노동자가 중대재해와 질병관련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23일 국회 정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철도노조를 비롯해 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메트로 9호선 지부와 이음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올해만 전국 궤도사업장에서 총 5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혈액암 발병도 21명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서울교통공사에서 2명의 노동자가 감전 사고로 숨진 데 이어 지난 9월 구로역 참사로 철도노조 조합원 두 명이 순직했다.
도장세척 작업이나 벤젠을 포함한 작업에서 주로 발생한 혈액암 발병도 심각했다. 철도노조의 실태조사 결과 최소 6명의 발병 사실을 확인했고, 서울교통공사 차량 노동자의 혈액암 집단발병 사실도 밝혀졌다.
이날 한인임 이음연구소 이사장은 “피 묻은 열차를 타고 싶지 않다”는 말로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철도와 지하철은 중앙과 지방정부 소유의 공공운송기관’이라고 말문을 연 한인임 이사장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와 지하철을 사랑한다. 중요한 교통수단인 철도와 지하철 운영에 감사한다”며 “정부기관조차 인력부족이나 외주화, 부족한 예산 등으로 철도노동자가 다치고, 사망한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명호 위원장은 외주·인력감축 중단과 철도안전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최명호 위원장은 정원대비 부족현원이 1천여 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충원은커녕 오히려 1,600여 명의 외주인력감축이 불러올 안전 공백을 우려했다.
최명호 위원장은 “시민의 안전이 철도의 안전이고, 철도의 안전이 노동자의 안전”이라며 “죽지 않고 안전하게 퇴근하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승무직종 대표이기도 한 강철 운전국장은 ‘기관사 감시카메라 설치 같은 통제 중심의 환경은 노동자의 심리적 부담만 증가시켜 사고의 진정한 원인인 시스템 문제를 회피하게 한다’고 성토했다.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이자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인 김태균 동지는 “질병으로 죽고, 사고로 죽는 철도·궤도사업장의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국회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중앙정부와 서울시는 중대재해와 혈액암 집단 발병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김태균 위원장은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 서울시가 해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역주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황수건 서울교통공사노조 지축검수지회장은 혈액암 집단 발병 관련 전수조사와 작업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철도 6명, 부산지하철 4명, 서울교통공사 11명 등 혈액암 집단 발병이 확산하고 있다”며 “정비 노동자 전수조사와 작업환경 강화, 위법행위 처벌을 촉구했다.
한편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는 △무리한 인력감축 중단 △적정인력 충원 △혈액암 등 직업성 질병 예방대책 수립 △위해물질 관리방안 마련 △규제와 처벌, 감시 중심의 철도안전 전면 개정 등을 요구했다.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는 1,500여 명이 참석하는 승무직종 결의대회를 24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개최하고, 11월 총파업 총력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출처: 전국철도노동조합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