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노동자의 파업 요구는 처음 봤다”
철도노조가 12월 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21일 서울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철도노조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지만, 성과가 없었다’며 총파업에 나서는 이유를 밝혔다. 이날 철도노조는 외주–인력감축 중단과 4조 2교대 승인, 정부기준 그대로 기본급 인상, 임금체불 해결, 승진포인트제 도입, 운전실 감시카메라 중단 등 총파업 요구안을 제시했다.
최명호 위원장은 “바꿔야 한다”는 말로 투쟁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최명호 위원장은 “철도노동자의 요구는 이미 상당부분 노사가 합의했거나 정부 기준에 따른 요구거나, 다른 공공부문이 하는 사항”이라며 사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최명호 위원장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은 정부와 사측으로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의 파업 예고에 시민사회단체들도 한목소리를 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국장은 시민사회가 연대하는 이유를 ‘철도 공공성 약화’ 때문이라고 했다.
권오인 국장은 “멀쩡한 고속철도를 분리해 공공성을 파괴한 것도 문제지만 기재부가 공공부문을 통제하려 도입한 총인건비제도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권오인 국장은 “기재부는 공공부문의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해서 총인건비제도를 도입했다지만, 방만 경영의 주범은 낙하산 철피아와 마피아”라며 “이를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인건비제도는 공공기관의 자율적 운영을 규정한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에 어긋난다”며 “이참에 정치권이 나서 개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석운 철도하나로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이런 노동자의 파업 요구는 처음 봤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운 대표는 “노동자가 파업한다는 요구가 너무 소박해 눈물겨운 수준”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박석운 대표는 “정부기준만큼 임금 올리고, 성과급 제대로 지급하고, 합의 그대로 하자는 이런 요구 때문에 노동자가 파업까지 해야겠냐!”며 윤석열 정부의 노동무시 역주행을 질타했다.
박석운 대표는 “심지어 올해 9개 노선이 개통하는 데 그들 스스로 정한 필요인원 1,035명 중 200여 명만 증원한다면 나머지 800여 명은 외주화하거나 제대로 일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러고도 시민 안전을 얘기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노동자의 안전한 노동이 시민의 안전”이라며 “시민사회단체도 두 눈을 부릅뜨고 철도와 시민의 안전, 노동자의 권리를 향해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성규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은 강고한 연대투쟁을 다짐했다. 부산기관차 조합원이기도 한 강성규 본부장은 “철도노동자의 투쟁은 철도 미래를 위한 싸움이자 안전을 지키는 투쟁”이라며 “6일 파업을 결정한 서울교통공사와 서울메트로 9호선 등 민자철도 3사 노조와 공공운수노조 20만 조합원이 함께 공공기관의 공공성과 노동성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강정남 서지본 분부장은 약속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 때문에 철도가 다시 위기에 처했다고 한 강정남 본부장은 “노사와 노정 관계의 기본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저들이 철도노동자의 희망마저 꺾어 버린다면 단호한 결의로 총파업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방본부별 기자회견도 이어졌다. 지난 18일 대지본 천안지구 기자회견에 이어 20일 부지본이 동대구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부지본은 “신설노선 개통에 필요한 인력 충원 없이 일부 업무를 민간에 떠넘기고 있다”며 “구권광역철도, 중앙선, 동해선이 12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개통 예정이지만 사측은 일부 업무를 민간과 자회사로 떠넘기고, 기재부는 신규노선 인력을 승인하지 않아 외주화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날 변종철 부지본 본부장은 “외주화는 철도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선택”이라 밝히고 “12월 5일 총파업을 포함한 강력 투쟁에 나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대전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지본은 정부와 사측이 성실 교섭을 촉구했다. 이날 대지본은 ‘노사 합의 불이행 철도공사가 책임져라’, ‘2024년 임협 투쟁 승리!’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총파업 승리를 다짐했다.
최창규 대지본 본부장은 “11월 18일부터 ‘안전한 일터 지키기’가 함차게 진행 중”이라며 “사측과 정부가 철도노동자의 마지막 인내심마저 시험하려 든다면 단호하게 12월 초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고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다음 주 지구별 야간총회를 열고 12월 5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