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가 “안전인력 증원과 비정규직 확산 중단”을 요구하며 경고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서해선지부는 28일 오전 11시 30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해선은 안전보다 이윤을,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책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해선지부에 따르면, 서해선 소사~원시 구간은 개통 초기부터 1인 근무와 무인역사 운영으로 안전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노동조합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2인 1조 근무를 위한 최소 안전인력 30명 증원을 요구했지만, 서해선 사측은 “비정규직 확대 없이는 처우 개선이 불가능하다”며 촉탁직 채용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부는 “동일노동·동일가치 원칙을 무시한 요구”라며 교섭을 결렬시켰다.
교섭 결렬 이후 서해선 사측은 명절 직전인 10월 2일 노동조합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서해선지부는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역무 분야 지명파업을 진행하며 단협 해지 철회와 안전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파업을 다시는 하지 못하게 하겠다”며 노조 간부 직위 해제, 부당전보, 근로면제시간에 대한 야간수당 환수 공지 등 노조탄압을 이어갔다. 서해선지부는 “사측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요구를 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 강성규 본부장은 “서울시의 ‘경영혁신’이란 이름 아래 공공교통의 민영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노동을 쪼개고 안전보다 비용을 앞세우는 방식은 단지 서해선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싸움은 조합원의 밥그릇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노동의 존엄을 지키는 싸움”이라며 “공공운수노조 전체가 서해선 동지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조준현 서해선지부 사무국장은 “현재 서해선 12개 역은 대부분 1인 근무 체계로 운영되고 있으며, 역무원의 휴게 시간에는 역사가 무인으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차 신청은 ‘업무 공백’을 이유로 반복 반려되고,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피로 누적과 안전사고 위험이 심화되고 있다”며 “안전인력 증원은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 사무국장은 “엘리베이터 고장 등 비상상황에 즉각 대응할 사람이 없어 시민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역무원은 단순한 근무자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의 존재”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교통공사의 재취업 인력 확보를 위해 비정규직을 늘리고, 현장 노동자를 희생시키는 구조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술직 현장 노동자인 조수현 서해선지부 노안재정국장은 “파업 이후 사측은 노조 간부의 근로면제시간을 문제 삼으며 근무조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조 책임자 직위를 박탈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조 간부를 고립시키고 협박하는 것은 명백한 탄압”이라며 “1인 근무의 원인은 인력 부족이지 노조의 근로면제시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 국장은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전을 위해 일하지만, 사측은 이를 ‘비효율’로 몰아가고 있다”며 “탄압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지부는 이러한 탄압의 배경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영혁신계획’을 지목했다. 서울교통공사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2,212명을 감축하는 계획을 오 시장에게 보고했으며, 서해철도는 이를 실행하기 위해 자회사 비정규직 일자리를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해선지부는 “서울시는 과거 은성PSD 사태의 비극을 되풀이하려 한다. 안전업무의 외주화와 비정규직 확대는 또 다른 죽음을 부를 것”이라 경고했다.

서해선지부는 세 가지 요구를 내세웠다. 첫째, ‘메피아 재취업처’ 확산을 위한 비정규직 확대 중단, 둘째, 안전 확보를 위한 최소 30명 인력 증원, 셋째, 하위직 노동자에게 서울시 생활임금 수준의 적정임금 보장이다. 노동조합은 “이 요구는 결코 과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공정한 채용을 위한 상식적인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서해선지부는 11월 10일 전면파업에 돌입해 12일까지 경고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11일에는 서울시청 동편광장에서 “비정규직 확대 중단 및 단협 해지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대회를 개최한다. 서해선지부는 “서울시와 서해철도가 탄압으로 일관한다면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시민의 안전을 외면하고 노동자를 희생시키는 정책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번 서해선지부의 경고파업은 단순한 사업장 갈등을 넘어, 공공부문 민영화와 안전 인력 축소 정책에 대한 사회적 경고로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노동의 존엄과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싸움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연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