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시설유지보수의 방향과 대안 모색 국회 토론회 개최

(출처: 철도노조 미디어소통실)

 

운영과 시설유지보수업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이원화하면 총괄 지휘체계 부재정보교환 혼선시설물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 부족으로 신속한 사고 대응이 어렵고예측이 어려운 사고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는 게 그 이유였다.

지난 17일 시설유지보수의 방향과 대안을 모색하는 국회 토론회에서 이승우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해트필드 열차사고와 강릉선 KTX 탈선 사고를 예로 들며 통합 시스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예로 든 해트필드 열차사고는 지난 2000년 영국에서 발생했다. 4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한 해트필드 사고는 재하청 구조의 시설유지보수 외주업체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선로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발생했다실제 사고조사 결과 사고구간 35m 정도의 선로가 300여 개의 조각으로 산산이 쪼개졌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승우 연구원은 지난 2021년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사고 역시 운영과 시설유지보수의 이원적 구조가 한 원인이었다고 강조했다그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시공과 신호설비 테스트 과정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는 철도공사와 철도공단으로 분절된 이원적 체계가 사고의 간접 원인으로 확인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운영과 시설유지보수의 분리가 원인으로 지목된 사고로는 △2007년 가좌역 노반붕괴 사고 △2009년 서울~신촌역 타워크레인 전도사고 △2011년 경원선 월계~녹천역 토사유입 사고 △2017년 경의·중앙선 시운전 열차충돌 사고 △2020년 SR 시운전 탈선사고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토론 발제를 한 이근조 정책실장은 2011년 6월 철도안전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근거로 운영과 시설의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실제로 당시 철도안전위원회는 현재와 같이 기반시설과 운영이 분리된 시스템에서는 안전 확보가 곤란하다며 운영상 안전을 확실하게 책임지기 위해서는 상하통합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근조 실장은 철도사고 추이나 지표를 봤을 때 철도안전 수준이 크게 개선된 건 분명하지만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도 있었다며 상하분리로 인한 대형사고 위험과 잠재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안전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이근조 실장은 대안으로 운영유지보수의 일원화와 적정 수준의 인건비와 보수비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량리전기지부 소속 조상수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통합과 공용화로 선회하는 세계철도를 소개했다조상수 전 위원장은 세계철도산업구조의 현황을 소개하며 상하 통합이 대세고분리는 소수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국체철도연맹의 자료를 근거로 유럽 22개국아시아 22개국아프리카 9개국미주/오세아니아 7개국 등 철도 쪼개기를 넘어 통합으로 질주하는 세계 여러 나라의 현황을 설명했다조상수 전 위원장은 철도분할 민영화에 따른 유지보수 소홀로 열차 사고가 빈발했던 영국조차 재공영화와 통합으로 방향을 수정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잇따른 철도 쪼개기 추진을 비판했다.

조상수 전 위원장은 철도민영화가 아니라면 철도 상하분리를 확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네트워크 산업 쪼개기는 거래비용과 규제비용 증가로 비효율만 증대시킨다고 했다조상수 전 위원장은 유지보수와 운영의 일원화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유지보수 계획까지 운영과 통합하고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하통합 추진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그는 유지보수는 운영만이 아니라 건설과 함께 통합했을 때 철도안전과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심상정강은미서영교한준호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앞서 열린 개회식에서 심상정 의원은 시설유지보수업무를 철도공사에 위탁한 건 사회적 합의로시설유지보수업무를 분리하면 외주화되고 비정규직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은 기후위기와 코로나19로 철도를 비롯한 대안교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안전한 철도공공의 철도를 지켜내기 위한 일관된 방향이 무엇인지 토론회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최명호 위원장은 “수서행KTX을 운행하면 산적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비합리적인 SRT만 고집하는 국토부의 내심에는 철도 쪼개기 민영화가 자리하고 있다”며 “시설유지보수와 관제권, 차량정비를 운영과 분리하려는 국토부의 구시대적 정책에 맞서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 철도노동자가 하나 될 수 있도록 토론회가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18일 서울역에서 열기로 한 기자회견을 연기했다철도노조는 부산·수서 SRT 운행 축소를 전제로 한 국토부의 고속철도 쪼개기를 규탄하고 그 대안으로 수서행KTX 운행과 국토부와 공개토론 등을 제안할 예정이었다.

철도노조는 부산ㆍ수서 SRT 축소는 하루에만 열차 좌석 4,334개가 줄어들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지만 집중호우로 인한 사회적 어려움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