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카메라’ 시행을 규탄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기관사들

지난 2월 4일, 세종 국토부 앞에서 ‘시행령 입법예고 철회 및 기관사 감시카메라 저지’를 요구하는 궤도승무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개최했다. 1천 2백 명이 모인 이번 집회는 국토부가 지난 1월 8일 철도공사에 통보한 ‘기관사 감시카메라 설치 운영’을 골자로 한 시행령 개정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전국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에서 주최했다. 전국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약칭 궤도협의회)는 철도노조를 비롯, 14개 노조가 함께하는 4만 5천 조합원들이 속한 조직이다. ‘감시카메라’ 시행을 규탄하기 위해 전국 기관사들이 한데 뭉쳤다.

“진정한 안전은 노동자 책임 전가가 아닌 구조 개선에서”
궤도협의회 김태균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 정부는 말로는 안전을 외치면서 정작 하는 건 노동자에게 책임을 덧씌우는 치졸한 행태를 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고가 나면 왜 일어났는지 그 구조는 숨기고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게 이 정부가 바라는 안전인가”라고 물었다. “운전실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라며 “안전을 위해 기관사가 집중하는 공간이고, 승객과의 신뢰의 공간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기관사를 카메라로 감시하겠다는 것은 우리 자부심을 무너트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처벌에 눈먼 국토부, 기관사의 땀방울은 보이지 않는가”
철도노조 정주회 운전국장은 “국토부 말을 듣다 보면 우리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운전국장은 “국토부 눈에는 비인간적인 기관사의 노동환경과 식은땀 나는 운전 상황은 보이지 않는가”라며 “오직 기관사 손가락만 바라보겠다는 처벌에 눈먼 국토부 행태에 기관사만 죽어 나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사고의 복합적인 원인을 조사해야 하는 국토부가 행정편의를 위해 10년 넘게 기관사를 괴롭혀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구시대적인 가해자 관리 방식, 근본 원인 방치 말라”
부산지하철노조 신평승무지회 하태훈 지부장은 “감시카메라는 기관사를 잠재적 가해자 관리 대상으로 취급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근본적인 원인은 구조와 시스템”이라며 “국토부는 왜 인력 부족으로 인한 살인적인 근무표, 노후 차량, 노후 된 철도 시설은 왜 방치하는가”라며 날을 세웠다.

“좁은 운전실 안의 감시, 사고 예방 아닌 판단력 저해의 주범”
현장 발언도 이어졌다. 철도노조 이용희 병점승무지부장은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한평 남짓 수백명을 태우고 움직이는 그 자그마한 공공을 감시하면 업무 스트레스를 주고 상황 판단에 따른 조치를 하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
투쟁선언문을 낭독하며 전국 운전지부장들은 단상 앞으로 모였다. 지금까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까지 이어진 기관사들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한명 한명을 부르며 “도대체 얼마나 동료를 잃어야 하나”라며 ‘감시카메라’가 떠넘길 책임을 안고, 과도한 징계와 철사경의 과잉수사 속에 또 목숨을 잃어야 하나”라고 말했다. 참석한 기관사들은 ‘기관사 감시카메라 설치 중단’, ‘시행령 입법예고 철회’가 적힌 투쟁 리본을 국토부 앞에 매달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철도노조는 2월 13일까지 주요역사 선전전 및 선전물 배포를 이어간다. 또한, 궤도승무노동자들과 함께 ‘감시카메라’ 저지를 위한 ‘5만 입법청원운동’에 들어간다. 철도노조 운전직종은 국토부가 시행령 개정을 위한 입법 예고를 강행할 경우, 즉각적인 준법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