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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 9월9일 공덕역 지하철 본선 환기구에서 전기집진기를 설치 공사 중 숨진 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다시 한 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만약 정부가 지하철 환기구 전기집진기 설치의 위험, 나아가 정말 이게 필요한 일인지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죽음인데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현재 정부는 전국 지하철 731개소에 공덕역과 같은 공사를 강행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강행”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미 정부는 전기집진기의 효율과 오존발생 등 이어지는 위험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도 여기에 계속해서 예산을 배정하고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연구용역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가 추진한 용역보고서의 최종보고는 오존방출의 위험과 유지관리의 어려움과 이와 관련된 비용의 증가 등 비효율성을 지적하였습니다.
정부 연구 용역은 22년 5월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아마 그때가 되면 전기집진기가 거의 다 설치되고 난 다음일 것입니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시범사업으로 설치한 19개소와 설치 중인 45개소에 대해서만 약 300억이 들었는데, 평균적으로 1개소에 약 6억 7천이 들어갔다고 하면 전국 지하철역사 731개소 설치에 약 5천억 원이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감사원이 지적한, 전기집진기의 높은 유지관리 비용은 10원도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그 비용은 아마 고스란히 운영기관이 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집진기 설치장소인 지하철역 환기구는 화재 시 중요한 재연 배출구가 됩니다. 지하철역사 환기구는 전기집진기 설치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게 아니었기 때문에 집진기 설치가 용이한 곳이 그리 많지도 않을 것이고 예컨대 서울지하철 5-8호선에는 단지 34개소만이 도면 상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오존을 배출하는 전기 집진기의 환기 설비를 활용한 미세먼지 저감은 집진 설비 구성품의 내구성, 공기유동 저항의 최소화, 동절기 낮은 기온 저항성, 집진설비 설치 공간 확보, 공기 통로의 기밀성, 최소 환기량 충족, 화재 시 기류 속도 등과 같은 각각의 현장 환경의 특징을 만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엄청난 세금 낭비입니다. 이런 세금 낭비 가능성이 높은 것과 여러 위험 요소가 있는데 과연 닥치고 설치부터 할 일입니까? 예를 들어, 지하철 현장에 아직도 돌아다니는 디젤 사용 모터카의 교체와 1-4호선의 오래된 터널의 환기 설비 배가 등에 투자하면 현 상태에서도 충분히 미세먼지 저감을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도시철도 재정난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임승차, 코로나 등의 최악의 적자로 운영 자금 부족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동결, 인력감축에 구조조정까지 운운하는 데도, 높은 유지비용이 불 보듯 뻔한 전기집진기를 설치해 이제 오존까지 마셔가면서 그걸 어떻게 껴안고 있으라는 말입니까?

우리는 집진기 설치의 예산낭비와 오존방출 등을 경고하며 간명하게 요구합니다.
–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 안전을 위해, 집진기의 위험성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설치 공사를 중단하라!
– 지하철 역과 터널의 공기질 관리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과 미세먼지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마련하라!

현장을 잘 아는 노동자와 전문가의 시각으로 본다면 제대로 된 미세먼지 저감은 엉뚱한 전기집진기의 설치가 아닌 노후한 시설 교체와 개량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