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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지금 당장 지하철 터널로 오시요!

오존 배출하는 전기집진기를 앞에 놓고 노동자와 이야기합시다!

지난 10월 20일 환경노동위 국정감사. 전국 지하철 터널에 설치 중인 양방향 전기집진기의 오존 배출 문제에 대한 강은미 의원의 지적에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작업자가 근무 중일 때는 집진기 가동을 중지하면 되며 기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관리의 문제”라고 답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장관의 자질마저 의심스럽다. 

오존의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전기집진기의 문제 역시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장관의 이번 답변은 “사람이 있을 때는 가동을 중지하겠다.” 하고 답한 서울교통공사 한 간부의 안일한 발언과 똑같다. 장관 발언의 저의는 분명하다. 위험한 오존을 방출해도 전기집진기 설치는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오존 방출이 전기집진기의 문제가 아닌 운영과 관리의 문제라면, 아무리 유해 물질이라도 사람이 없는 곳이라면 투기, 방출, 매립해도 된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 한 장관의 발언은 그렇게 위험천만한 것이었다. 실제로 우리 노조에서 휴대용 측정기로 측정해보니 환기구 외부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오존을 확인했다. 이는 집진기 근처에서 작업하는 노동자의 건강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의 건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한편 한 장관은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저감 대책을 고민한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 대기의 미세먼지가 지하철 터널의 미세먼지 때문도 아닌데, 지하 미세먼지 잡겠다고 오존은 괜찮다는 논리는 황당하다. 

서울교통공사가 2020년 미세먼지 제거율과 오존 방출 등의 문제를 외주 용역(FITI시험연구원)을 통해 점검했더니 미세먼지 제거율은 16%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집진판이 깨끗하게 유지되어야 하는데도 현재 대부분은 시꺼멓게 먼지가 흡착된 상태여서 그 16%마저 의심스럽다. 반면, 오존 배출량은 – 지금은 사라진 실내공기질 권고 – 기준치 0.06ppm에 거의 근접한 0.059ppm이었으며 국제 기준 0.05ppm을 초과했다. 

묻겠다! 수백억 원 세금을 투자해 추진하는 사업의 미세먼지 제거율이 터널 내 물청소만으로도 충분한 정도에다가 오존까지 내뿜는데, 이게 관리의 문제라고 정말 생각하는가?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한 장관과 환경부는 지금 당장 현장 실사를 하고, 우리와 만나자! 그리고 우리를 보고 말해라! 정말이지 노동자가 근무 중일 때 가동을 중지만 하면 되는 일인지 말이다!

2021년 10월 22일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