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산재노동자의 날(International Workers’ Memorial Day)”은 해마다 4월 28일, 세계적으로 작업 중 죽거나 다친 노동자들을 기억하는 날이다.
1970년 4월 28일, 미국에서 작업장 안전과 보건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지고 1971년 4월 28일 다시 작업장 안전과 보건국이 만들어진 날도 이 날이었다. 이 날에 맞춰 1989년부터 미국 AFL-CIO는 작업 중 죽거나 다친 노동자들을 추념하는 날로 삼았다.
이에 앞선 1984년, 캐나다 공공부문노조(CUPE) 역시 추념행사를 진행 했는데, 이듬해인 1985년 4월 28일 캐나다 노총이, 1914년 통과한 노동자에 대한 포괄적 보상에 관한 법률 제정 기념일에 맞춰 연례 행사를 치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1년 캐나다 의회가 이 날을 국가 추념일로 삼는 법을 통과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국제적 인정을 받게 되기까지는 더 시간이 걸렸다. 북미,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의 노동조합들이 해마다 4월 28일 추념 행사를 했고, 영국에서는 1992년 처음으로 “죽은 이를 기억하고 산 자를 위해 싸우자”는 운동을 벌여, 1993년 스코틀랜드 총연맹이, 1999년 영국 총연맹이 이어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2000년 영국 정부 내 기구인 보건과 안전 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였다.
한편 1993년 5월, 태국에서는 미국의 유명한 만화 <심슨 가족>의 ‘바트’ 인형을 생산하는 한 인형공장에서 화재가 나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인형을 훔쳐가는 것을 막겠다며 공장 문을 밖에서 걸어 잠갔던 것이다. 그리고1996년, 뉴욕에서 열린 국제연합의 ‘지속가능한 발전위원회’에 참석 중이었던 국제자유노조연맹(ICFTU)이 이 일로 촛불을 들고 추모하며 “선진국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장난감에 개발 도상국 노동자들의 피와 죽음이 묻어있다” 하고 각성을 촉구했다. 이 날을 계기로 ICFTU는 국제적인 공동 행동의 날을 제안했다.
이후 국제노동기구(ILO)와 국제노총(ITUC) 역시 4월 28일을 세계 산재노동자의 날로 인정했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노동기구(ILO)는 2001년에 이 날을 “국제 작업장 안전과 건강을 위한 날”로 선포했고, 2002년에는 국제연합 가맹국들 역시 공식일로 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국제연합은 해마다 공식적으로 4월 28일을 기념하며 작업장 안전과 건강(Occuppational Safety and Health:OSH)을 국제적 의제로 삼고 있다.
세계 산재노동자의 날은 세계 많은 나라가 국가 추념일로 공식 인정하고 있다. 호주, 아르헨티나, 벨기에, 브라질, 캐나다,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스페인, 태국, 대만, 미국, 영국 등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나라에서는 그렇지 못 하고 노동조합들의 자체 일정으로 끝나고 있다.
한국은 아직 국가 공식추념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신, 한국노총은 2000년 7월 보라매공원에 산재희생자 위령탑을 세우고, 2001년부터는 ICFTU 권고에 따라 4월 28일에 “산재노동자의 날” 행사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1988년 15살 문송면 군이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뒤 해마다 7월을 “산재추방의 달”로 하다가 2002년부터 4월에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