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보험료 부과・징수 관련 업무, 의료급여, 건강검진, 각종 증명서, 장기요양 등 천 가지도 넘는, 공단의 상시 지속 업무를 맡아 한다. 공단은 이들에게 사원번호까지 부여하며 관리한다. 말이 “고객”센터 업무지, 고객은 전 국민이므로 공무원 업무와 다를 게 없다. 안정된 고용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이들을 건강보험공단은 비용 절감을 위해 12개나 되는 위탁 업체에 쪼개어 외주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지옥같은 노동을 강요받았다. 하루 8시간 근무 중 평균 120건의 전화를 받으며 쉴새 없이 일한다. 15초 이내에 다음 전화상담을 받아야 하는 억압적 업무 지시를 한 탓이다. 감정노동의 업무 성격 때문에 대략 10명 중 8-9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우울증 위험군에 속해 있다. 하는 일만 보면 동네 주민센터 공무원과 다를 게 없는 이들을, 공단은 비정규직 계약의 형태로 부끄러운 줄 모르고 마음껏 부려먹은 것이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진작에 파업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다. 우리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는 노동자들의 바람대로 이 투쟁이 승리하길 바란다.
한편, 이렇게 비인간적 고용구조를 폐기하고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터무니 없다는 투로 말하며, 노동자들의 연대와 단결을 이간질하려는 세력들이 있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고 노동시장, 즉 고용의 유연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전형적인 자유주의 논리다. 우리는 이 주장들을 반박할 필요를 못 느낀다. 90년대 말 경제 공황을 거치며 전 세계를 휩쓸고 갔던 신자유주의는 이미 실패했음이 입증났다. 우리 철도・도시철도 산업 내에도 민영화, 고용의 유연성, 효율화의 논리가 도입된 결과 업무들이 잘게 쪼개지고 외주화되어 현장의 단결은커녕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도 지키지 못하곤 했다.
우리 협의회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이제 곧 설 명절이다. 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어느 때보다 마음이 무거울 것이다. 우리 철도・도시철도 노동자들이 뜨거운 연대로 파업을 엄호하자! 현장의 조합원들도 이 파업의 승리를 함께 바라자!
2020년 2월 10일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