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요구한 정부•서울시는 책임 떠넘기기만 .. 노사 교섭 해법 없어
수도권 전철 기관사들도 투쟁 연대 … 정부 책임 회피는 언제까지?
기관사들, 승하차 시 승객 안전확보•열차 간격 유지•대체 인력 투입 저지할 것
지난 9월 8일, 서울교통공사 앞.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소속 수도권 전철 운전 노동자들(서울교통공사, 철도공사, 9호선 1, 2단계)의 대표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난 구실로 한 서울교통공사 구조조정 시도 중단과 정부 투자 쟁취! 그리고 서울교통공사노조 파업 승리를 위한 연대 투쟁 방침을 선포했다.
기자회견은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6월, 1971명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반발한 노조가 9월 14일 총파업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것으로, 이로써 9월 14일 파업과 서울 집중 투쟁 계획을 밝힌 전국 지하철 노조들에 더해 이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던 수도권 연계 노선의 기관사들까지 참여하면서 긴장은 한층 고조될 듯하다.
이번 파업은 서울교통공사의 대규모 구조조정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자구책이라는 이름의 구조조정을 위기 때마다 한시적 지원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서울시와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이 매우 크다. 특히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급감과 운영기관이 부담해왔던 교통복지 비용으로 인한 손실 등이 천문학적 수준에 달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냐” 하고 말한다.
현재 노사간 교섭은 재정난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정부와 서울시간의 공방으로 뚜렷한 대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구조조정 계획이 서울시와 정부의 요구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노사간 교섭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도 교섭을 의미 없게 만들고 있다. 결국,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구조조정 계획 철회 없이 상황의 호전은 기대하기 힘들며, 따라서 파업을 포함한 갈등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이런 배경 때문에, 수도권 기관사들의 연대 투쟁은 정부를 실질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정부가 언제까지 책임을 회피할 것인가 이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기관사 대표들은, “안전운행을 강요하면서 현장 기관사들의 처벌에만 열을 올리는 정부와 운영사의 행태가 이번 서울교통공사에도 그대로 반복된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아도 적은 인력으로 1인근무, 높은 노동강도를 버티고 있는 기관사들에게 이번 일은 남의 일이 아니라, 곧 자신의 사업장에 닥칠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철도공사노조의 광역과 열차 기관사들은 사복을 입고, 안전운행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수도권 기관사들의 대표들은 승하차 시 승객 안전 확보 운행, 열차 간격 유지, 비상 운행 투입 거부, 휴무 사수, 대체 인력 투입 등 파업 파괴 행위 저지를 조합원들에게 투쟁 명령으로 전달했다.
수도권 철도 지하철 운전노동자 투쟁 명령 1호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승무직종대표자회의는 이번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의 파업이 처벌 중심의 억압적 철도 지하철 운전 현장을 더욱 악화하는 구조적 배경과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그것은 부족한 인력, 강도높은 노동조건, 처벌 중심 안전 제일주의를 강요하며 모든 책임을 현장에 전가해 버릇한 정부 정책이다.
오늘날 이 정책은 다시 한 번 재정난과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서울교통공사 위기의 책임에 대한 현장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재현되고 있다.
열차 운전 노동자로서 이는 곧 전국 운전 현장으로 확산될 게 불보듯 뻔하기에 좌시하고 있을 수만 없으며, 우리의 투쟁으로 여기고 연대 투쟁해야 한다.
이에 다음과 같이 수도권 철도 지하철 운전 노동자들에게 투쟁 명령을 발한다.
-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운전 노동자들은 현재 준법 투쟁 중이다. 이에 연대하여, 우리 협의회 소속 수도권 운전 조합원은 승객의 시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열차 운행을 한다. 예컨대 열차 승하차 시 승객에게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고, 지연 운행 시에도 안전을 위한 열차 간격을 유지한다.
- 9월 14일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의 파업 돌입 시 비상 운행 투입을 거부한다.
- 파업 장기화의 경우에도 휴무를 포함한 기존 운행 계획을 준수한다.
- 어떤 형태든, 국토교통부, 서울시, 운영사에 의한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의 파업 파괴 행위를 저지하고, 운전 현장을 사수한다.
2021년 9월 8일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승무직종대표자회의
전국철도노동조합 운전국 l서울교통공사노조 승무본부 l 메트로9호선노조 승무지부l서울메트로9호선지부 승무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