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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시민의 발 서울 지하철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으로 내몰지 마라!
서울시와 공사가 1인승무 도입을 강행한다면 단체행동을 불사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다!

[기자회견문]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지난 6월과 7월, 작업 중 사고로 노동자가 잇달아 목숨을 잃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그즈음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된 정비 노동자들의 혈액암 집단 발병 소식까지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모두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비용 절감과 효율을 앞세운 경영 행태가 낳은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와중에 서울교통공사는 또 한편의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공모하고 있다. 다름 아닌 ‘서울지하철 2호선 1인승무제 도입’이 그것이다, 공사는「2호선 자동운전시스템 도입에 따른 승무방식 변경」계획을 공공연히 밝히고 1인 승무제 도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당장 180여 명의 승무원을 감축해 인건비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연이은 산재 사망 사고에 대해 철저한 자성과 근본적 안전대책을 내놔도 모자랄 판에 그야말로 청개구리 정책이 따로 없다. 10칸 단위의 대형 도시철도에 1인 승무를 적용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2호선은 최다 승객, 최고 혼잡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곡선 승강장도 많아 늘 사고 위험이 높은 노선으로 손꼽힌다. 출입문 끼임, 발 빠짐 등 승강장 사고나 열차 내 사고도 2호선이 월등히 많다. 승무원들은 열차 운행 장애나 이례적인 사고 발생 시 1인 승무로는 매뉴얼에 따른 안전조치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데도 1인 승무제 운운하는 건 시민 안전 따윈 아예 안중에도 없다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인가.

1인 승무제 도입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안전 우려가 크게 대두된 데다 공황장애 등 정신적 고통으로 승무원이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르자 여론의 거센 반발로 백지화되었다. 서울시가 주도하여 노‧사‧정, 외부 전문 인사로 구성된 서울시 지하철최적근무위도 오랜 논의와 조사 끝에 ‘혼잡도가 높고 대형열차를 운행하는 노선은 2인 승무제 유지’를 사회적 합의로 결론 지은 바 있다. 오세훈 시장의 10년 만의 귀환이 1인 승무제 망령의 부활로 이어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비용 절감에 눈먼 효율 지상주의가 부른 참사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승무원의 과도한 업무 부담과 황폐한 노동조건은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사소한 장애와 작은 사고도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지하철의 특성을 고려하면 2호선 1인 승무 도입은 무모하기 짝이 없다.

우리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은 결연한 의지로 촉구한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1인 승무제 도입을 지금 당장 철회하라.
하루 8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 지하철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으로 내몰아 선 안된다. 아울러 오세훈 표 경영혁신에서 비롯된 인력감축-안전 업무 외주화 등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노동자의 목숨과 시민 안전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우리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은 1인 승무제 강행을 노동 안전권을 파괴하고, 안전운행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로 규정한다. 모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길이라면 지하철 노동자들은 단체행동을 불사하며 총력 저지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

2024년 8월 29일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