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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은 21일 오후 2시 서울역 3번 출구에서 코레일관광개발지부·코레일네트웍스지부·철도고객센터지부 조합원들과 ‘코레일 자회사 노동자 공동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자회사 통합에 앞선 처우개선과 상시·지속·생명안전업무 직접고용, 4조2교대 시행, 직급체계 정상화, 근속급 도입, 명절상여금 기본급 120% 지급을 요구했다.

고민혁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지부장은 열차 승무원들이 폭언·폭행 위험과 불규칙한 근무, 부족한 휴게시간 속에서 승객 안전을 담당하고 있지만 현장의 실제 사업량을 반영하지 않은 인력 산정과 무리한 근무 일정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열차 승무 업무가 비상상황에서 승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업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직급체계 개편과 근속급 도입을 통한 임금체계 개선, 4조2교대 정착을 위한 인력 충원, 명절상여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회사 통합 역시 법인 결합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고용 안정과 노동조건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현 철도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은 역무와 열차승무, 주차관리, 고객상담 등 철도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원청과 자회사,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으로 나뉘면서 임금과 복지 격차가 장기간 유지돼 왔다고 지적했다. 20년 넘게 근무해도 신입사원과 기본급이 같고, 같은 사업장에서도 고용형태 등에 따라 명절상여금이 다르며, 하루 4시간 근무한다는 이유로 식비를 받지 못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자회사 법인을 합치는 방식만으로는 구조적인 차별을 해소할 수 없다며 근속과 숙련을 반영하는 임금체계와 노동조건 통합, 철도공사의 사용자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김종호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지부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자회사 통폐합을 앞두고 법인 간 수평 통합만으로는 현장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달라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자회사 노동자들이 같은 철도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임금과 노동조건에서 차별받고 있다며 자회사 간 통합이 아니라 원청인 철도공사와의 통합을 요구했다. 특히 교대노동자의 건강과 생활을 위해 4조2교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근속급 도입과 명절상여금 기본급 120% 지급을 함께 요구했다. 코레일네트웍스지부는 21일부터 23일까지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자회사 통합 과정에서 법인만 합치고 서로 다른 노동조건을 그대로 둘 경우 기존 자회사 체계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차별과 현장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조2교대 시행과 근속을 반영한 임금체계, 명절상여금 개선은 동일한 철도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기능조정과 통합 정책에도 노동자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며 상시·지속업무의 직접고용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 철도 안전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도 자회사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에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해지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조합원은 KTX 승무 현장에서 안전업무의 책임과 권한이 분리돼 있는 문제를 제기했다. 고속열차에는 400명에서 많게는 1,200여 명의 승객이 탑승하지만 열차 내 안전업무의 공식적인 책임과 권한은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에게 있고, 자회사 승무원은 안전업무에 협조하는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상상황에서는 승무원이 승객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며 책임을 요구하면서 필요한 권한과 노동환경을 보장하지 않는 구조는 안전 문제라고 지적했다. 2004년 KTX 개통 이후 불규칙한 근무와 부족한 회복시간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례도 제시하며, 상시적이고 전문적인 승무 업무의 외주구조를 개선하고 4조2교대가 가능한 수준으로 인력을 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연미 철도고객센터지부 조합원은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30~40분에 불과했던 식사시간을 1시간으로 늘리고 수당 없이 일하던 4관행을 없애는 등 현장의 변화를 만들어 왔지만 근속에 따른 임금 차이가 없는 구조와 불규칙한 출퇴근시간, 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식비 차별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1년 근무자와 20년 근무자의 기본급이 같고 분기마다 출퇴근시간이 달라지는 근무형태가 유지되는 현실을 사례로 들었다. 자회사와 철도공사, 정부 사이에서 노동조건에 대한 책임이 분산된 구조가 문제 해결을 늦춰왔다며 자회사 법인을 먼저 합친 뒤 서로 다른 임금과 노동조건을 조정하겠다는 방식으로는 차별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다리는 방식만으로는 현장을 바꿀 수 없다며 근속과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공동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종선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과거 정규직 임금의 80% 수준으로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노사전문가협의체 합의와 생명·안전업무 직접고용, 상시·지속업무 직접고용 원칙이 현장에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회사 통폐합을 정부가 추진한 만큼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조건과 고용 문제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직급이나 호봉체계가 없는 자회사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차별 구조를 개선하고 4조2교대를 실질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노동의 가치에 맞는 처우를 확보할 때까지 철도노조 차원의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와 세 자회사지부는 자회사 통합 이후에도 공동투쟁 체제를 유지하면서 처우개선과 상시·지속·생명안전업무 직접고용 요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결의대회 뒤에는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핵심 요구사항을 담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일정도 마련했다. 철도 자회사 통폐합 문제를 개별 사업장의 임금·노동조건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비정규직 문제와 철도 공공성, 정부의 재정·공공기관 정책 책임 문제로 확대해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차원의 공동 대응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통합 이후에도 노동조건 개선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공동투쟁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