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있어야 안전과 공공서비스를 지킨다”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 인력확충 촉구 1박2일 공동투쟁 마무리
– 철도·지하철·병원·사회보장기관 등 현장 인력부족 한목소리…
– 22일 오후 4시 청와대 노동비서관 면담

공공운수노조가 중앙공공기관과 지방공공기관에서 반복되고 있는 인력부족 문제 해결과 실질적인 인력확충을 요구하며 진행한 1박2일 공동투쟁을 22일 오전 9시 마무리했다.
노조는 21일 저녁 7시 현장 발언과 문화 공연으로 구성된 투쟁 문화제를 시작으로 1박 2일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22일 아침 선전전을 이어가며 공공기관 인력부족 문제와 인력확충 요구를 정부와 시민들에게 알렸다.
철도·지하철·국립대병원·사회보장기관 등 서로 다른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현장에서 확인된 문제는 같았다. 해야 할 일과 공공서비스는 계속 늘어나는데 이를 수행할 사람은 충분히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공기관 현장에서는 새로운 사업과 시설이 늘어나고 안전기준이 강화되는 가운데 육아휴직과 장기결원 등 실제 인력공백까지 겹치면서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필요한 인력을 새로 충원하기보다 기존 인력을 다른 부서에서 빼내 부족한 곳에 배치하는 이른바 ‘인력 돌려막기’도 반복되고 있다.
▲사회를 맡은 박진용 철도노조 조직국장

▲강성규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
강성규 공공기관사업본부장은 공동투쟁에서 “우리의 요구는 단순히 우리 일자리를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람이 있어야 철도가 안전하게 달리고 병원이 제대로 운영되며 복지와 공공서비스가 국민에게 전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 정책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몇 명의 사람이 필요한지를 먼저 묻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명곤 서울교통공사노조 기술본부장
공동투쟁에서는 각 현장의 구체적인 인력부족 사례도 이어졌다.
서울교통공사에서는 4호선 진접차량기지 이전과 노선 연장에 따라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진접 연장 구간 운영에 필요한 추가 인력이 135명이며 관련 용역을 통해 필요성이 확인됐음에도 정원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정원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을 경우 기존 서울시내 안전인력이 남양주 진접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또 다른 인력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천기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지부장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도 시설과 사업은 계속 늘어나지만 인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천기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지부장은 “새로운 사업과 현장이 생길 때마다 기존 부서에서 사람을 빼와 운영하는 인력 돌려막기로 버텨왔다”며 “18명의 인력 증원을 요구했지만 동시에 8명을 줄이는 계획까지 제출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노동자들이 책임감으로 버텨온 것이지 인력이 충분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노동자가 버텨서 유지되는 공공기관이 아니라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공공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나래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장
병원 현장에서도 인력부족은 노동강도 문제를 넘어 환자 안전과 직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립대병원을 비롯한 공공병원 현장에서는 중증환자 진료와 의료서비스는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수행할 인력은 충분히 보강되지 않고 있다. 인력이 부족할수록 한 사람이 담당해야 하는 환자와 업무가 늘어나고, 긴급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도 어려워진다.
▲(좌측부터) 서일정 철도노조 김천전기지부장, 김현진 철도노조 성북지구역연합지부장, 이종선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철도 현장에서도 위험작업을 혼자 수행하지 않도록 2인1조 인력을 확보하고, 열차가 운행하는 선로에서 진행되는 상례작업을 줄이기 위한 교대제 개편, 반복되는 입환작업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인력 확충 등이 필요한 과제로 제기됐다.
노조는 특히 정부의 공공기관 인력운영 기준이 현장의 증원 요구를 사실상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앙공공기관이 새로운 업무나 안전업무 수행을 위해 증원을 요구할 경우 기존 정원의 2% 이상 감축 소요를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방식은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에 “먼저 어디에서 사람을 줄일지 찾으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경기문화예술단지부 문화공연단의 합창공연 모습

▲철도노조 청량리지구역연합지부 미남트리오의 공연 모습. 힘찬 노가바 공연과 더불어 “안전은 생명이다! 직원안전 지키는 안전인력 충원하라!” 플랜카드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 역시 인력확충과 연결돼 있다.
노조는 기존 인력을 다른 부서로 옮기는 방식은 증원이 아니며, 안전과 공공서비스에 필요한 인력을 신규 채용하는 것이 공공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1박2일 공동투쟁을 마친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후 4시 청와대에서 이옥남 노동비서관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번 면담에서 현장의 인력부족 사례를 직접 전달하고 △공공기관 증원과 기존 정원 2% 감축을 연계하는 방침 철회 △안전업무·법정업무와 확대되는 공공서비스에 필요한 인력의 실질적 증원 △육아휴직과 장기결원 등 실제 인력공백의 정원 반영 △재정경제부와 행정안전부의 정원·인건비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1박2일 공동투쟁과 청와대 면담을 시작으로 공공기관 인력부족 문제를 개별 기관의 문제를 넘어 정부의 공공기관 인력정책 전반의 문제로 제기하고, 실질적인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청와대 앞 1박 2일 노숙 농성 후 22일 아침 선전전을 통해 공공기관 인력부족 문제와 인력확충 요구를 정부와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