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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는 10월 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홀로 일하다 죽거나 다치지 않게―위험업무 2인1조 법제화를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위험업무 2인 1조를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와, 위험작업의 범위를 법률로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는 고용노동부의 입장이 맞섰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2023년부터 2인 1조 작업을 법률로 제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산업안전과 생명을 국가와 기업이 지켜야 할 기본 책무로 강조해온 가운데,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이날 포괄적인 2인1조 법제화에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현장 노동자들은 이미 지침과 노사협의, 위험성평가 등 사업장별 기준 마련 방식이 존재하지만 실제 인력과 예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최소한의 법적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이 제시한 산업재해 통계 분석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감독관 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6,99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884명이 ‘혼자 작업’ 중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현장의 절박함을 제도로 만들어야”

2023년 8월 장시 이재명 당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홀로 위험작업을 하다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을 언급하며 2인1조 법제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그동안 규정이나 권고사항으로만 인식되어 2인1조를 강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업 현장이 위태롭게 방치됐던 것”이라며 “민주당은 가장 열악한 일터에서부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2인1조 작업을 법률로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강득구 의원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실제 법과 제도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현장 인사말에서 “우리는 살기 위해 일하는 것 아니냐”며 “일하는 현장에 죽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면 그 위험 요소를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것이 선택의 문제인가, 비용의 문제인가. 당연히 필수 경비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2인1조를 선택의 문제로 본다면 시대의 요구와 정신을 모르는 것”이라며 “2인1조 법제화는 시대의 요구이자 삶의 절실한 문제다. 현장의 절박함이 제도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섭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상임의장도 “2인1조는 노동자가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생명선이자 기본권”이라며 2인1조 작업 의무화를 위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노동부 “법으로 어디까지 위험작업인지 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이날 위험업무 2인1조를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포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박윤경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기준과장은 현장증언과 발제를 들은 뒤 “2인1조에 대해서 여러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현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도 감시인·신호수·유도자를 두도록 한 규정이 있으며, 잠수작업 등 반드시 복수인력이 필요한 일부 작업에는 이미 2인 이상 작업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보다 포괄적인 2인1조 법적 의무로 만드는 데 대해서는 위험작업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밝혔다. 박 과장은 “위험작업의 구체화 문제도 있고 위험작업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며 같은 사업장 안에서도 어느 범위까지를 위험작업으로 볼 것인지 달라질 수 있어 “법으로 하는 게 너무 경직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대신 위험성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고 노동자 참여를 확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작업중지권 강화,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제도 개선 등을 설명했다. 또 폐기물·가스·철도 등 업종별 위험이 뚜렷한 업무에 대해서는 해당 업종을 규율하는 개별법을 통해 필요한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장의 목소리, “지침과 노사합의로 됐다면 지금 법제화를 요구하지 않을 것”

현장 노동자들과 노동안전 전문가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노동부의 접근에 문제를 제기했다. 위험작업을 사업장별 위험성평가와 노사협의, 각종 지침을 통해 정하도록 하는 방식이 이미 시행돼 왔지만 실제 안전인력 확보와 2인1조 작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정섭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공공기관에 2인1조 기준을 마련하도록 한 행정안전부 지침이 나온 지 약 7년이 지났지만, 서울교통공사처럼 규모가 크고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도 올해 들어서야 노사가 2인1조 대상업무의 기준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가 기준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이후에도 어떤 업무를 2인1조 대상으로 할 것인지, 이에 필요한 추가인력과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를 두고 다시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험작업을 법에 어떻게 다 구체화하겠느냐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산업안전보건법이라는 가장 큰 우산이 먼저 있어야 한다. 큰 우산을 치지 않는 이상 개별법과 규칙, 권고사항과 가이드라인도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도 위험성평가 자체가 법제화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손 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위험성평가 실시율은 크게 늘었지만 평가 결과가 실제 안전인력과 예산 배치로 이어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2인1조 법제화와 위험성평가는 대립하지 않는다”며 “법은 최소한의 의무, 최저선을 설정하고 위험성평가는 그 기초 위에서 현장 특성에 맞는 추가 조치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동조합이 없거나 노동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업장일수록 사업장의 자율적 판단에 맡길 경우 위험이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며 법적 최소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지하철 “조당 3명은 여유인력이 아니라 2인1조를 위한 최소 안전인력”

이날 현장증언에서는 지침과 규정이 실제 인력으로 뒷받침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정용우 서울교통공사노조 역무본부장은 역무노동자가 응급환자, 주취자·난동자, 사상사고, 화재, 시설장애 등이 발생하면 직접 위험현장으로 출동해 초동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관제보고와 119 신고, 승객 안내와 통제, 소방설비 조작과 초기진화 등 여러 업무를 짧은 시간 안에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한 사람이 사고 당사자를 구조하거나 위험요인을 통제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신고·관제보고·승객 통제와 2차 사고 예방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에 두 명이 근무한다고 해서 두 사람이 함께 위험현장으로 출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 명이 모두 출동하면 역 운영에 공백이 발생하고 한 명이 역에 남으면 결국 나머지 한 명은 위험현장에 혼자 들어가야 한다. 정 본부장은 “조당 3명은 여유인력이 아니라 2인1조를 가능하게 하는 최소한의 안전인력”이라며 위험상황 발생 시 실제 2인1조 출동이 가능한 인원을 기준으로 정원과 인력운영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해선, 폭언·폭행 사례 88% 단독근무 중 발생

민자철도인 서해선에서도 최소인력으로 설계된 운영구조가 단독근무를 반복시키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문성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 교선조직국장은 소사~원시 구간 12개 역을 담당하는 역무직 정원은 58명이지만 3조2교대와 휴무·연차·입퇴사 등을 감안하면 하루 실제 근무인원은 통상 13~14명이고 때로는 12명 아래까지 떨어진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노조가 일정 기간의 상황보고를 분석한 결과 폭언·폭행 사례 가운데 88%가 단독근무 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폭행을 당한 노동자가 심리적 불안을 호소해도 다른 역에서 지원인력을 보내면 해당 역이 무인이 되기 때문에 피해 노동자가 그대로 근무해야 했던 사례도 있었다. 정 국장은 인력부족이 단독근무 노동자에게는 폭언·폭행 위험으로, 이를 보완하는 관리자에게는 장시간·불규칙 노동과 과로 위험으로 전가되고 있다며 2인1조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전소 “김용균 이후 인력 늘렸지만 계약금액 줄이자 다시 감원”

발전소에서는 김용균 노동자 사망 이후 안전대책으로 인력을 충원하고도 계약구조 때문에 인력이 다시 줄어드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한전산업개발발전지부장은 “2인1조는 예산과 정원의 문제를 넘어서 옆에 누군가 동료가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생존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김용균 노동자 사망 이후 발전소 안전강화 대책에 따라 컨베이어벨트 작업 등에 안전인력이 충원됐지만 위험작업 전체를 포괄하지는 못했고, 이후 하청업체 계약금액과 공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이 다시 감축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노조가 업체별 계약을 확인한 결과 노무비가 줄면서 업체별로 수십 명의 인력이 감소한 사례가 있었다. 이 지부장은 사람이 줄어드는 반면 이동형 블랙박스와 각종 영상감시 체계는 확대되고 있다며 “죽음의 발전소를 멈추기 위해서는 누군가 옆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도 “2인1조 규정 있어도 실제 지키도록 강제하지 못하면 의미 없어”

HL만도 현장에서는 2인1조 규정을 만들어 놓는 것만으로는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종범 금속노조 만도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은 최근 HL만도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당시 2인1조 작업체계와 안전관리자가 있었지만 실제 작업과정에서는 노동자가 다른 설비를 혼자 확인하게 됐고 안전관리자 역시 자리를 비우면서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2인1조가 법제화된다고 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필요가 없다”며 법에 명시하는 것과 함께 사업주가 비용을 이유로 안전인력을 줄이지 못하도록 실제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인1조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그 사실을 알아차릴 사람이 옆에 있는가, 사고를 당했을 때 구조를 요청할 사람이 있는가, 설비 안에 들어갔을 때 다른 사람이 설비가 다시 움직이지 않도록 확인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2인1조의 핵심은 노동자가 위험 앞에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이 최소선을 정하고 현장이 필요한 인력을 정해야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은 2인1조를 두 명이 단순히 같은 작업을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도 감시인·신호수·유도자 등을 두도록 하는 이유는 작업자가 위험한 작업을 할 때 별도의 노동자가 주변 위험을 감시하고 사고 발생 시 작업을 중지시키거나 구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실제 작업에 두 사람이 필요한 업무라면 별도의 감시인력이 추가로 필요하고, 대형 중장비 등 위험범위가 큰 작업에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있어 원칙적으로 ‘2인1조 이상’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 이사장은 법률에서 기본적인 위험업무 기준을 정하면서 사업장에서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참여해 추가 위험업무와 필요한 인력을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실제 인력으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안전인력 예산을 보장하고, 민간 다단계 하청구조에서는 원청과 발주처가 필요한 안전인력 비용을 책임지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이경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최근 10년간 감독관 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6,991명 가운데 3,884명이 혼자 작업 중 사망했다는 분석을 제시하며 적정인력과 2인1조를 산업재해 예방의 핵심 문제로 제기했다. 곽 국장은 현재 공공기관 안전관리 지침에도 위험작업의 2인1조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지만 적용대상이 일부 공공기관에 한정되고 기관별로 자율적으로 기준을 정하는 데다 이를 지키지 않아도 제재가 없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하청노동자의 안전인력이 입찰·낙찰금액에 반영되지 않는 구조에서는 아무리 기준을 만들어도 실제 인력배치로 이어질 수 없다며 원청이 안전인력 비용을 별도로 보장하고 실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통령 ‘법제화 해야’, 노동부의 ‘법제화 신중’, 현장 ‘법제화 절실’

이날 토론회에서 확인된 쟁점은 2인1조 자체의 필요성보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현장에 강제할 것인가에 모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규정과 권고만으로는 2인1조가 지켜지지 않는다며 이를 법률로 제도화하겠다고 밝혔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산업안전과 생명 존중을 정부와 기업의 기본 책무로 강조하고 있다. 강득구 의원 역시 이날 “2인1조는 선택이나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러한 국정방향이 실제 법과 제도로 이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고용노동부는 위험업무의 범위를 하나의 법률로 구체화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위험성평가와 개별법을 통한 접근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현장 노동자들은 지난 수년간 이미 지침, 위험성평가, 기관별 기준, 노사협의라는 방식이 존재했지만 그것이 필요한 인력과 예산으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처럼 규모가 크고 노동조합이 조직된 공공기관조차 행정안전부 지침이 마련된 뒤 약 7년이 지나서야 2인1조 대상업무 기준을 만들기로 노사가 합의했다는 사실은 사업장 자율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근거로 제시됐다. 토론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위험성평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며, 법이 모든 사업장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을 정하고 위험성평가는 그 위에서 현장별 위험과 필요한 추가인력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에 2인1조 원칙을 명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기관의 안전인력 예산, 하청업체 안전인력에 대한 원청의 비용책임,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적정인력 산정 참여, 위반 시 제재가 함께 마련돼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족이 파탄 나고 무너지는 상황”이라며 “산재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혼자 일하다 사고를 당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2인1조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토론회에서 확인된 현장 실태와 제도적 쟁점을 토대로 위험업무 2인1조가 선언이나 지침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작업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안전인력 확보, 원청의 비용책임 강화를 요구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