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TX-A 운영지부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10시 30분, 대곡역 본사 앞에서 임금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최근 잇따른 철도 현장의 산재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을 기억하며 묵념으로 집회를 시작한 조합원들은 “현장 노동자 처우 개선!”, “인력충원 노동시간 단축!”을 외쳤다. 이들은 이번 투쟁이 임금과 근로조건을 바로잡고 더 안전한 일터를 만들며,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싸움임을 분명히 했다. 현장의 절박함이 결의대회를 가득 채웠다.

손재홍 GTX-A 운영지부 지부장은 사측이 설립 초기부터 고위직 인건비는 높게 책정해 놓고,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그보다 훨씬 낮은 기본급을 적용해 온 문제를 짚었다. 그는 “현장에서 땀 흘리는 우리가 광역급행철도를 지탱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를 북돋았고, 깊은 공감을 얻었다. 특히 “서울교통공사보다 더 낮은 기본급, 지속된 인력 부족, 사측의 교섭 회피를 이제는 말이 아닌 투쟁으로 돌파할 때가 되었다”는 손 지부장의 발언은 결의대회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결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어 강성규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GTX-A 운영지부가 올해 가장 잘한 것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 것이며, 동지들과 끝까지 함께 투쟁하여 요구를 관철할 것을 결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운 선전국장은 교섭 경과를 보고했다. 9월 첫 교섭 이후 무려 여섯 차례나 본교섭이 진행됐지만, 사측은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어왔다. 지난달 노동쟁의가 공식적으로 발생한 것 역시 이러한 사측의 무책임한 태도 때문임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현장 발언에 나선 조성택 조합원은 “사람들은 종종 승무를 앉아서 운전하는 편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단 한 번의 실수가 지연을 넘어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항상 쥐어짜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별한 대우가 아니라 최소한의 합당한 대우를 해달라는 것, 최소 인력도 채워지지 않는 상황에서 반복되는 과로와 안전 부담을 이길 수 있도록 해달라”며 현장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정준화 대의원은 실제 작업환경에서 느끼는 위기에 대해 토로했다. 그는 “24시간 모니터를 붙잡고 문서에 쫓기며 버티고 있고, 야간에는 두 명, 어떤 날에는 사실상 한 명이 전 노선의 상황을 확인한다”며 “화장실도 눈치 보며 다녀오고, 휴무와 연차 한 번 쓰기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GTX-A 운영 본사 건물 위층에 앉아 문서로만 안전을 논하는 경영진을 바라보며, 다 함께 목소리를 높여 힘찬 구호를 외쳤다.
“고위직만 먹고사냐 우리들도 먹고살자!”
“현장직도 사람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불평등한 임금구조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정문성 서해선지부 부지부장은 연대 발언에서 “도시철도 민간위탁 현장의 위험성과 낮은 처우는 우리 공통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사람들은 GTX-A가 교통혁명이라고 하지만, 열차를 달리게 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는 처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위직들의 임금 수준은 동종업계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지만, 모회사에서 넘어온 간부들은 공사 못지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며 “경영진과 간부들은 임기 연장과 성과급을 위해 회사 돈을 상납하면서도 교섭에서는 ‘줄 게 없다’고 버티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비판해 조합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조합원들은 ▲기본급 10% 인상 ▲명절수당 30% 지급 ▲주간 지정휴무 1일 보장 ▲교대·교번근무 월 165시간 쟁취 등 네 가지 핵심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사측이 끝내 불평등한 임금체계와 열악한 조건을 고집할 경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단결하여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대회는 파업가 제창과 함께 마무리되었다.
이날 조합원들이 보여준 에너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이번 투쟁이 현장 노동자의 존엄과 안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투쟁임을 재확인했다. 이제 사측은 GTX-A 운영지부 조합원들의 현실을 외면할 것인지, 아니면 책임 있는 교섭에 나설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만약 조합원들의 현실을 계속 외면한다면 공공운수노조 25만 조합원의 연대 투쟁 속에서 GTX-A가 멈추는 것을 보게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