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지부가 지난 12월 5일(목) 한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청 앞 천막 농성을 시작한지 오늘로(12일)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부산시(이하 ‘시)와 부산교통공사(이하 ‘공사)의 태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서비스지부 조합원들은 부산 지하철의 열차, 차량기지, 역 등을 청소하는 부산 지하철 운영에 필수 업무를 맡아 하고 있다. 시민들은 깨끗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지만, 부산지하철 전체의 유지 관리라는 측면에서 빠져선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공사는 이 업무를 11개의 용역회사에 쪼개어 외주를 주어 운영하고 있는데, 대략 1000명이나 된다.
초점
그후, ‘촛불’운동과 이어진 조기 대선을 통해 당선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공사, 노동조합 그리고 전문가들의 노사전문가협의체가 구성되었고 지난 9월까지 12차에 이르는 회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는 다른 외주 업무들을 직고용했다. 하지만 유독 환경 미화 업무의 직고용은 거부하며 자회사를 고집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천막 농성에 돌입한 까닭이다. 현재, 시와 공사는 노조의 면담 요청, 13차 회의 개최 요구도 거부하거나 아무 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천막농성으로 여론의 초점이 형성되자, 언론을 향해 같은 말만 되풀이 하며 초점을 흐리려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듯하다.
언론플레이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생명안전 업무가 아니며, 비용이 많이 든다, 노무관리가 힘들다. 하지만, 노조와 서비스 지부가 잘 반박하듯이 이들의 주장은 황당하다.
우선, 정규직화의 요건은 ‘생명안전 업무냐’ 이전에, ‘상시지속 업무냐’ 이다. 환경 미화 업무는 지하철의 운영에서 필수적이다. 그리고 필수 업무의 외주화는 그 자체가 문제로, 부산교통공사가 직고용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바꿔 말하면, 생명안전 업무는 정규직화에 있어서 특별히 더 강조해야 할 대목일 뿐 그 반대로 정규직화가 ‘생명안전’의 기준으로 나눠지는 것은 아니다.
상시지속 … 필수 업무
다음으로 ‘비용’ 이야기는 터무니 없다. 노조가 밝히듯이, 부산교통공사의 1년 용역 예산 600억 원 중 70억 원은 부가가치세 40억, 관리비 10억, 회사가 가져가는 이윤 20억으로, 직접고용하면 따로 들어갈 필요가 없는 비용이다. 현재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가 주장하는 대안인 자회사를 설립하더라도 이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비용으로 말하자면 용역회사든 자회사든, 어느 쪽이든 직고용보더 더 낭비적이다.
용역이나 자회사나 낭비
끝으로 노무관리의 문제다. 이는 시나 공사로부터 공공연히 들려오는 것인데, ‘직접 고용되어 파업이라도 하면 어쩌냐’ 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조합을 파업하는 골치거리로 보는 전근대적 태도이자, 한때 부산지하철노조를 ‘적폐’라고 했던 공사 사장의 태도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시각이면 부산 시민들의 처지에서 보았을 때 부끄럽다 못해 참담할 듯하다.
지지와 연대를
부산 지하철 환경 미화 노동자들의 시청 앞 천막 농성이 일주일이 되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많은 민주당 지방정부들이 ‘사람이 먼저다’, ‘노동존중’ 같은 구호를 내걸었다. 하지만, 지금 천막농성장에서 추위를 참으며 직고용을 요구하는 사람들 앞에서 정부의 구호는 공허하다 못해 거짓말임을 드러낸다. ‘비용’ 따위의, 되지도 않는 이유를 늘어놓으며,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면담 요청마저 무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농성 중인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지부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