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국회 자료실)
2021년 12월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이헌승, 국민의힘)는 도시철도의 무임수송을 정부가 책임지도록 하는 도시철도법과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 5개에 대하여 12월 22일 교통소위원회의 결정대로 추가 논의 없이 약 두 시간만에 산회했다.
앞서 22일 교통소위원회에서 위 법안들은 문정복 의원(경기 시흥갑, 민주당)이 2022년 상반기 중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며 심의 보류를 요청하고, 여기에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시, 국민의힘)이 별 토론도 없이 맞장구를 치면서, 의미심장하게도 소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10인 전원의 동의로 보류되었었다. 천문학적 재정난에 빠진 도시철도의 공공성, 지속가능성이라는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국토교통위원회 교통소위원회는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은 것이다.
최소한의 성의
한편, 문정복 의원은 용역 결과를 지켜보자며 고령화 사회, 비용 부담 증가, 지방과 중앙의 합리적 업무 분장 운운했는데 이는 2020년, 민주당이 국토교통위 전체 회의에서 동 개정 법안들을 올해로 연기했을 때의 취지와 닮아 있는 듯하면서도 기재부와 국토교통부의 주장을 일부 수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그와 민주당(적어도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입장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옳지만 다 책임져야 되는 것은 아니다’는 것으로 작년에 비해 후퇴한 것이다. 아니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거나.
본색
그런데 연구용역은 민주당 정부가 지난 집권 기간 동안 반복했던 시간 끌기용, 책임 회피용 행정 절차다. 집권 초기부터 연구용역, 노사전문가 회의, 사회적 합의 등 이런저런 행정 절차를 통해 결정 내리기를 지연해 버릇했던 민주당 정부였다. 하물며 이미 레임덕에 빠진 집권당이 또 다시 연구용역을 꺼내들었으니 여기에 무슨 진심이 담겨 있겠는가? 실제로 작년에 상임위 통과를 거부했을 때도 민주당은 요금 현실화와 노인법정연령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요구했는데, 올해는 상임위 전체 회의를 가기도 전인 소위원회에서 “연구용역”을 꺼내 든 것이다.
거부
이렇게 해서 도시철도 무임수송의 정부 책임을 위한 입법화는 또 한 번 2022년으로 이월되었고, 이에 따라 전국의 도시철도는 기존의 재정난에 더해 경제, 보건 등의 위기와 결합해, 위기 극복은커녕 위기 연장을 또 한 번 경험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게다가 2022년의 정치 일정에 맞춰 정치적 유동성에 놓여 있어 더 불안하다.
규탄
이에 우리 협의회는 이 같은 사태를 만들어낸 민주당을 규탄하며 그 책임을 묻을 것이다. 또한 우리 협의회는 도시철도 적자의 주요 원인인 무임수송의 중앙 정부 책임의 입법화를 위한 투쟁을 중단 없이 이어나가며, 우리 지하철은 우리 손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2021.12.29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공항철도노조, 광주도시철도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 대구지하철노조, 대전도시철도노조, 부산지하철노조, 메트로9호선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서해선지부, 인천교통공사노조, 용인경전철지부, 우이신설경전철지부, 전국철도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