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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훈 

협의회 상임의장 │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조합원 동지들! 우리 협의회, 전국 6개 도시철도공사 노조들이 7월21일(수) 공동으로 대의원대회를 개최합니다. 1994년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전지협) 파업 이후 27년만의 일로, 우리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노조마다 중요한 안건이 있는 줄 알지만, 오늘 이 순간,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인천의 6개 도시철도공사 노조에게 공통적으로 중요한 안건은 도시철도 재정 위기 상황에 중앙 정부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쟁취하기 위하여, 파업을 포함한 공동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결의를 하는 것입니다.

이 안건이 중요한 까닭은 단순히 공동의 문제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의 상황이 공공 서비스를 책임진 국가를 향한 도전이 불가피한 위기 상황이기 때문이기도 하며, 우리가 아니면 이 싸움을 대신할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앞에 열거한 다른 어떤 이유에 앞서, 지금 이 순간, 국가와 국가 기구 전부가 이제 우리 일자리마저 공격하고 있거나 곧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지들, 대부분 선진국에는 국가의 공공서비스의무((Public Service Obligation, PSO)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철도, 통신, 우편 등에 대하여 일부 계층에게 무료 또는 할인하여 제공합니다. 이것은 복지 정책의 일부로, 노동자와 취약 계층의 임금 및 생활비를 보전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그 복지를 누구의 비용으로 하는가 입니다. 현재와 같이 노동자의 희생으로 그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라면, “윗돌 빼어 아랫돌 게는 일” 또는 “돌려막기”나 다름 없고, 급기야 노동자, 민중, 계층 사이 분열만 심각해집니다. 그래서 기업의 추가적 부담과 중앙정부의 비용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국가의 도시철도 부문에서의 공공서비스의무의 지속 역시 국가와 기업이 부담하지 않고 운영기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그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 계층 간 분열만 심각해지겠지요. 실제로 국가가 부담하지 않은 도시철도 공공서비스 30여년 역사는 자구책, 효율화, 경쟁력 강화, 요금인상, 노인연령 상향 조정 등 따위로 논쟁하며, 운영기관 노동자와 승객 사이에 또는 그들 내부의 갈등의 역사였습니다. 

이에 반해, 정부와 국가기구의 관료들은 매 위기 때마다 단 한 번도 그들의 정책 실패에 책임지지 않고, 노동자와 평범한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며 임금과 일자리를 악화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오늘날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2000년대 후반 경제 위기와 만성적 정체가 지속되고 있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 그리고 기후위기 심화로 인해 사회경제문화적 위기적 징후들을 피부로 느끼는 상황마저 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저들은 끝도 없이 재벌, 대기업들을 후원하며(예컨대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1차 확산 상황에서 재벌들에게 40조원을 긴급 지원했습니다), 우리들에게는 다시 한 번 희생을 강요합니다. 

동지들 우리의 공동 안건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하기로 결정하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위기의 책임을 지고 희생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우리에게 책임지라고 말하는 그 자들에게 정당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인가? 저는 상임의장으로서 6명의 공동의장을 대신하여, 대의원과 조합원들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압도적 찬성으로, 도시철도 공공서비스의무를 정부가 책임지도록 하는 6개 노조 공동 투쟁과 이를 위한 단체행동 선언을 조직할 것을 결의합시다! 

2021년 7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