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기본권 제한하며 탄압 수단이 되고 철도지하철 산업 정책에 노조 참여를 원천 차단할 것이다!
우리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전국 13개 운영기관, 4만4천여 조합원을 대표하여, 이번 문재인 정부가 제출해 국회에서 통과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이는 노동법 개악안에 반대의 뜻을 천명한다. 아울러, 우리 협의회는 이번 개악 시도에 맞서 전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투쟁에 나서는 만만치 않은 저항을, 문재인 정부에 맞서 건설할 것임을 국회에 경고한다. 그리고 협의회 소속 노조의 현장 간부와 조합원들에게는 국회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적기에 투쟁에 돌입할 수 있는 태세를 당부한다.
정부가 제출한 노동법 개악안의 주요 쟁점은 △산별노조를 비롯한 상급 단체 노조 간부의 사업장 출입 제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3년까지 연장 △사업장 내 쟁의행위 제한 등이다. 이렇게 된다면 당연하게도 노동자들의 단결과 이를 통한 투쟁의 효과는 지금보다 훨씬 후퇴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수의 피해자들이 생겨날 것도 뻔하다.
이번 개악안에서 핵심적인 문제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처지를 개선하고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키는 데 필요한 단결과 행동의 중요성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사업장에서 쟁의행위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용자의 이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고, 또 단협 유효기간 연장 역시, 그렇지 않아도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노사 간의 일시적 힘의 관계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은 단체협상의 유효기간을 연장, 노동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그만큼 지연시키는 것이다. 요컨대 이번 개악안의 핵심은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후퇴시키는 일이며, 사실상 지난 두 세기 동안 전 세계 노동자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들어온 노동권의 정신을 정면 부정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우리 철도지하철 산업의 관점에서 보자면, 철도 지하철이 자본과 노동력의 수송이라는 점에서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통제 하에서 정책 결정자의 의지를 수용하며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음을 돌아봐야 한다. 덕분에 노동자는 원치 않으면서도 형편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금 축내는 좀도둑 취급을 당했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도지하철 노동자들에게는 운영기관을 뛰어넘는 산업적 연대와 이를 위한 기본적인 노동자들의 권리 확대가 중요하며, 비로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산업 정책을 정부에 강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비용과 효율, 현장에 책임 전가와 처벌을 중심으로 한 산업 정책을 강화, 결국 국민의 생명, 안전은 말뿐인 슬로건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재정 악화를 이유로 철도 지하철에 의한 교통 공공성 확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우리 협의회는 정부의 노동법 개악안을 반대할 수밖에 없으며, 현장 조합원들에게 이렇게 다시 한 번 당부한다. 정부의 노동법 개악 시도는 결코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재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조차 이번 개악안에 분노하고 있다. 민주노총 역시 이 법안이 이번 국회 환노위에 올라가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며 정부 스스로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협의회 소속 조합원들 역시 이 투쟁의 대오에 함께 서서 싸우자!
2020년 11월 6일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공항철도노조, 광주도시철도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 대구지하철노조, 대전도시철도노조, 메트로9호선노조, 부산지하철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서해선지부, 용인경전철지부, 인천교통공사노조, 전국철도노조(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