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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임기는 이미 시작하셨는데요, 늦었지만 궤도협의회 조합원들에게 당선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민주노조 사수와 철도 공공성 강화, 철도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궤도협의회 동지들의 응원과 관심 덕에 당선 되었습니다. 선배님들께서 잘 닦아 오신 길 편하게 걷는 거 같아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그 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저도 노력을 많이 하겠습니다. 바른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지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어떤 각오이셨는지요?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노동조합의 세대교체입니다. 우리 노조는 1998년 공사출범과 함께 설립되어 24년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99년도 개통 당시 입사하신 선배님들께서 노동조합을 이끌어 오셨으나 16년도 인천 2호선 개통과 함께 대규모 신규직원들이 입사하게 되어 지금은 일반직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 입사 5~6년차입니다. 그러다보니 선배들은 많은데 중간은 없고 또 후배는 많은 모래시계형 인력 구조를 갖게 되었습니다. 2030 MZ 세대 청년 직원만 700명이 넘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세대 간의 갈등 해소를 포함한 조직문화 전반의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또한, 요즘 청년들이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이미지와 역할이 아무래도 부정적이기도 하고 실제 참여까지 이루어지기도 어렵습니다. 우리 노조뿐 아니라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같은 대형노조도 청년의 노동조합 참여와 세대교체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둘째 이유는 청년들의 불만 해소와 소통을 위해서입니다. 앞서 말했듯 청년직원들이 대규모로 들어왔는데 어렵게 공기업에 입사했지만, 생각보다 우리 회사가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임금, 업무, 근무환경 등 다양한 부분에서 불만이 많았고 그 불만은 이직으로 이어졌습니다. 취준생 커뮤니티에선 우리 회사를 조롱하는 말들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자부심을 갖고 다녀야 할 회사가 탈출하고 싶은 고통을 받는 회사가 되는 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누군가는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멋진 각오이십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많은 조합원을 만나셨을텐데 어떻던가요?

우리 사업장은 궤도협의회에서 유일하게 육상교통 분야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궤도 분야인 도시철도 1, 2, 7호선은 물론 간선버스분야, BRT, GRT등 신교통분야, 장애인콜택시등의 교통복지분야, 월미바다열차 등 외부 사업까지 인천의 모든 교통을 책임지고 있어서 그만큼 다양한 직렬과 직종, 근무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일반직10개직렬, 업무직16개 직렬에 근무형태도 통상, 변형통상, 3조2교대, 4조2교대, 교번으로 너무나 다양한 노동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다 보니 조율하기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렇기에 책임감과 부담감도 많이 큽니다. 인원이 적어 항상 소외되었던 소수 직렬이나 시정부 이외 별도예산을 통제받는 일부 육상교통 분야 조합원들의 박탈감이 상당히 컸습니다.

이런 분들도 앞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청년세대가 회사를 그리고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과 불만도 솔직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조합원 전체를 다 만족시키기 어렵겠지만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모두가 이해하고 또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조합을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말씀하셨듯이 공기업노조 세대교체 이야기가 많습니다. 위원장님도 공기업노조의 다른 위원장들에 비하면 상당히 젊어 보이시는데, 세대교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몇 년 전부터 노동조합의 세대교체 이슈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존 노동조합을 운영하던 선배님들을 만나면 젊은 친구들이 노조를 잘 안 하려고 하는 건 둘째치고 노조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안 좋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대교체에 대한 과제가 어느 노조든 안고 있는 숙제로 자리잡았고 단위노조를 넘어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같은 상급단체에서도 청년사업에 힘을 쏟으며 세대교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청년들의 노동조합 참여나 관심도, 우호도가 선배 세대가 기대하는 만큼 변화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청년세대가 노조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닙니다. 만나서 얘기를 해보면 노조 자체에 대한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며 관심도도 높았습니다. 블라인드나 익명 노조 게시판 등에 노조 관련 게시물이 항상 뜨거운 이유도 이를 대변합니다.

그러나 이 관심도를 우호적으로 끌어내고, 참여로 이어지게 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90년대생을 넘어 이제 00년대생들이 회사에 입사하고 있습니다. 이미 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신자유주의 속에서 무한경쟁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학생회 등 자치활동에 대한 경험보다 입시나 취업 준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입니다. 이 친구들에게 80년대 90년대 노동운동 방식으로 그것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노동조합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엔 청년들의 코드를 맞추는 게 필요한데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소통을 하고, 그 소통도 같은 세대가 해야 공감이 형성됩니다. “너희가 아직 잘 몰라”라 던가 “너희가 틀렸어”가 아니라 “너희 의견도 존중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가 되야 합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입니까?

현장 안전인력 충원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때문이라도 안전인력은 반드시 충원되야 하며 지속적으로 투쟁해나갈 것입니다.

궤도협의회 최대 현안인 PSO 국비지원 투쟁도 적극 결합해 우리 숙원을 푸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대중교통을 넘어 공공교통으로의 전환도 관심 갖고 연대하겠습니다.

이밖에도 버스, 장애인콜택시 운전원 등 육상분야 업무직의 처우개선, 철도안전관련 업무직 분야 처우개선, 야간교대 근무자를 위한 근무형태 개선 등 조합원의 안전과 건강권 확보를 위해 열심히 뛰어볼 계획입니다.

나이 30대의 공기업 노조 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큰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더 규정과 원칙에 따라 안정적으로 노동조합을 운영해 우려를 불식시킬 것입니다. 지속적인 청년 간부 발굴을 통해 노동조합 세대교체도 차질 없이 이행해나가겠습니다. 청년세대만의 차별화된 정책과 소통으로 기존 노조에 자극제가 되겠습니다. 300만 인천시민의 안전하고 쾌적한 교통서비스는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가 안전하고 만족해야 100% 제공될 수 있습니다. 구성원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레일노동저널도 위원장님과 집행 간부들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