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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1일 궤도협의회 21년 사업 계획 확정 … 공동의 목표, 공동의 투쟁
■ 안전 없고 노동자 통제와 처벌만 있는 철도안전법 전면 개정
■ 운영난 겪는 철도 운영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 쟁취
■ 안전, 노동조건 고려 없는 최소 운영 경전철, 공영화
■ 오는 2.18 18주기 맞춰 투쟁 선포, 법 제도 개선 위한 체계적 노력 … 전국 철도 지하철 노조들 파업 포함한 전면 투쟁 예고

지난 1월 21일, 전국 13개 철도운영기관의 노동조합 위원장들과 간부들이 부산에 모여 대표자회의를 가졌다.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 등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의 운전, 역, 차량, 시설 등에 종사하는 4만4천여 조합원들을 대표하는 이 회의는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이하 협의회)의 사실상 대의기구로 격월에 한 번 회의를 가지며 개별 운영기관의 노사관계부터 철도산업 내 동향까지 공동 대응을 해왔다. 철도산업에 종사하는 압도 다수 노동자들이 이 협의회에 가입해 있다. 이 때문에 철도 산업 내 사실상 유일한 산업노조의 기초 형태인 이 협의회에서 대표자 회의의 결정은 개별 운영기관에 대해서뿐만아니라 정부를 상대로 해서도 매우 유의미할 수밖에 없다. 그런 대표자회의가 2020년 협의회의 활동을 일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평가, 이를 바탕으로 한 2021년의 사업 방향을 결정한 것이다.

철도산업 내 유일한 산업노조 기초형태

이번에 협의회가 결정한 2021년 사업은 현 시기가 경제 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한 보건의 위기 등이 중첩된 이중의 위기 상황이며, 이로 인한 철도/도시철도 공공성에 대한 도전이 다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는 정세 판단에 기초해 있다. 여기서 철도/도시철도 공공성이란 철도 운영기관이 이용자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하며 값싸고 보편적인 철도/도시철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노동자 자신이 발전된 기술력과 더불어 안전하며 인간적인 환경에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뿐만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있는 철도운영기관의 민주적 구조와 이를 위한 정부 정책을 뜻한다.

철도 도시철도 공공성

협의회의 이 같은 전망은 사실 지난 2020년 사업들 안에도 녹아 있기는 했다. 그러나 특별히 2021년 이를 더 강조하게 된 데는,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철도/도시철도 건설의 확대와 그 과정에서 꾸준히 확산되는 철도 산업 내 경쟁시스템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되어 가고 있다는 판단에 덧붙여,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운영기관들의 재정 한계의 심각성이 드러났고, 그 수준은 이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상임의장 조상수 철도노조 위원장(사진: 궤도협의회 데이터베이스)

이 때문에 회의에서 상임의장인 조상수 철도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4차산업혁명이라고 하면, 기후위기 문제까지 포함해 철도 지하철을 대폭 건설하고 있는데, 이는 민간투자와 매칭하여 들어오는 것으로 부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광역고속철도, GTX 문제 역시 심각한데 노동조합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경전철만이 아니라 광역고속철도 역시 민간투자 형태로 들어오고 있어 철도 지하철 산업이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우리 협의회가 재정의 공공성, 민간의 공영화, 안전 기준을 높이고 처우 등을 개선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산업 변화의 시점에 서 있다.”

하고 강조하며 협의회의 현 정세 전망을 대변했다.

철도산업의 변화 …중요한 기로

상임의장 조상수 철도노조 위원장(사진: 궤도협의회 데이터베이스)

또 서울교통공사노조 김대훈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2025년까지 철도산업에 70조를 투자해, 전국 2시간 내 수도권 통근 30분 내로 단축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안전한 철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안전한 철도를 위해서는 국가철도, 6대 도시 중전철, 민간 경전철, 그리고 도시철도 내부의 자회사, 시설, 엔지니어링 등의 노동자들이 충분히 조직화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하고 문제제기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노동자들의 조직화 중요

예컨대 노후전동차의 잦은 장애는 심각한 상태이고 부품이 없어 “부품 돌려막기”는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운영기관의 빠듯한 재정난 때문에 신차 도입을 주저하게 되고, 철도안전법은 사라져버린 내구연한제를 없애 아무리 말썽 많은 차량이라도 정해진 진단만 통과하면 얼마든지 수명연장을 할 수 있게 하다보니, 정비하는 노동자나, 운전하는 기관사나 이를 타는 승객이나, 그리고 유사시 대처를 해야하는 역무원 등 노동자들은 마치 “폭탄 돌리기” 같은 심정이다. 실제로 철도안전법은 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고 시 누구를 어떻게 처벌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협의회의 생각이다.

특히 협의회는, 이런 위기의 상태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경전철 사업장에도 예의주시했다. 매우 슬림화된, 최소 운영에 기반한 이곳 경전철 사업장의 운영 상황은, 지난 12월 김포도시철도의 지하 승객 대피 소동에서 보았듯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근접해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경전철 사업장의 공영화 문제는 전망의 문제가 아니라, 급박한 현실의 문제라고 보았다.

급박한 현실

이 같은 정세 전망에 기초해, 협의회는 장기적으로는 전국도시철도노동조합이라는 조직발전 전망을 구체화해나가면서도 단계적으로 철도운영기관의 정부 재정 지원을 쟁취하고, 종사자 통제와 처벌 위주인 철도안전법을 개정해서, 이중의 위기 시대에 철도/도시철도 공공성을 지켜야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협의회는 이 같은 목표를 위해 우선 조합원들에 대한 다층적 교육을 진행하고, 정부, 국회를 포괄한 국가기구를 상대로 하는 협상과 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래서 계획한 대로 실천을 하며 3/4분기에는 4만4천 조합원 직접 행동을 하고, 연내에는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2월 18일, 218 18주기에 맞춰 협의회 차원의 결의를 대내외에 공포하는 자리를 계획 중이다.

2・18 18주기

협의회 소속 4만4천 조합원들은 협의회의 2021년 활동 계획에 관심을 갖고, 전국의 철도/도시철도 현장의 동료들과 함께하는 투쟁에 동참하자!

(※ 자세한 사업계획은 노도조합 사무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