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과 경쟁이라는 미명 아래 노동자와 서울시민의 생명.안전을 위협!
9호선 민간위탁, CIC 구조를 반대하고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한다!
지난 7월 3일 서울시는 “9호선 2,3단계 민간위탁 모집 공고”를 냈다. 이는 18년 합의했던 CIC 청산의 약속을 완벽히 무시하는 것이엇다. 이로 인해 노사 간의 신뢰 형성이라는 희망은 무참히 짓밟혔으며 이전의 합의서는 휴짓조각이 되어버렸다.
결국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7월 3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투쟁에 돌입하였고 준법투쟁을 진행함과 동시에 서울교통공사(9호선 운영부문)과 교섭을 시작하였다. 7월 9일 오전부터 시작된 교섭은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였다. 이는 사측이 제시한 합의안이 이전 교섭들의 내용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고 이미 신뢰가 깨져버린 상황에서 노조는 합의서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루를 넘긴 7월 10일 자정까지 사측은 양보 없는 태도로 일관하였으며, 마침내 일방적으로 교섭을 결렬시켰다. 이에 노조는 결연한 심정으로 파업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예측하지 못했던 서울시장의 부고가 있었다. 깊은 고민 끝에 노조는 도의적인 마음으로 파업을 잠정 유보, 투쟁을 잠시 멈추고 서울시 수장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대한 모든 예의를 다하였다. 이런 와중에도 9호선 민간위탁 사업자 모집공고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제 사업자 선정 발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민간위탁의 문제점을 그 동안 수도 없이 외쳐왔다. 문제는 민간위탁입찰 참여업체가 최저입찰가로 적어낸 금액 안에서 모든 운영관리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현장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노동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사측은 우리가 서울교통공사 직원이며 고용에 대한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노동조건의 개선에 대한 사항과 사업장의 계약만료 건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입찰에 대한 준비만 할뿐 18, 19년 합의서에 대한 이행에 대해서는 전면 부정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위험천만한 노동현장에 그저 방치되어있을 뿐이다.
원청에 해당하는 서울시는 이것이 서울시가 나서야만 풀릴 수 밖에 없는 문제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뒷짐만 진 채 방관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면담요청도 묵살하고 현장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2인 1조도 지킬 수 없는 노동환경에서 고춧가루 물총과 호루라기 하나만으로 우리의 신변을 스스로 지키고 있으며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가건물에서 근무하며 위태롭게 천만시민의 지하철을 운영하고 있는 실황이다. 이렇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던 노동자들은 이를 견디지 못해 연 8%이상 회사를 떠났으며 현재도 이탈은 진행 중이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의 CIC라는 기이한 운영방식은 동일사업장, 동일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서로 다른 취업규칙을 적용받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발생시킨다. 우리가 차별에 희생당하고 생명, 안전의 위협을 견디어가면서 일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제2의 구의역 김군과 같은 희생자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는 것인가? 이들은 마치 우리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나 실험을 하는 듯 하다. 생명의 위협이 상존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동자들을 던져놓고 서울교통공사 유니폼과 신분증이라는 껍데기만 씌워놓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가? 외부에 대한 눈속임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이런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당연하게도 결국 시민의 안전과 직결될 수 밖에 없다. 지하철 운영 업무는 생명, 안전의 업무이다. 9호선 2,3단계 노동자들은 천만 서울시민의 안전한 이동을 자신의 책무로 여기며 일하고 있다. 우리는 생명의 위협을 견디어 가며 시민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위험한 구조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9호선은 6량 편성으로 인한 출근길 ‘지옥철’이라는 오명에 더해 언제 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불안한 ‘사고철’이라 불리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효율성 이라는 미명 하에 서울시의 책임 떠넘기기로 만들어진 ‘민간위탁’이 빚어낸 참극이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게 CIC청산, 합의사항 이행을 요구하며 8월 4일 시작으로 시장의 부고로 멈췄던 투쟁을 다시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9호선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뿐만이 아닌 천만 서울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투쟁임을 알린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9호선 2.3단계의 문제를 공공재의 안전문제로 명확히 인식하고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현장의 철저한 실태조사 및 문제해결을 위해 즉시 CIC청산, 합의사항 이행으로 시민과 노동자가 안전하게 이용하고 근무할 수 있는 지하철로 태어날 수 있게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 중심에 우리 노동자들이 서울시민과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