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와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서울교통공사노조가 2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구의역 산재사망 참사 10주기 추모제 및 서울시장 후보 생명안전 시민약속식’을 열고 위험의 외주화 중단과 위험업무 2인1조 법제화를 촉구했다.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다 숨진 고 김군의 10주기를 추모하는 이번 추모제에는 정의당 권영국 후보,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 등 서울시장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공공운수노조 박정훈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구의역 김군 사고 이후 홀로 일하다 죽은 노동자가 3,884명에 달한다”며 “구의역 김군이 죽고, 태안화력 김용균이 죽고, 또 김충현이 사망할 때마다 정치권은 ‘2인1조’와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약속했지만, 카메라가 떠난 자리에는 위험한 일터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람들이 김군과 김용균, 김충현의 이름을 헷갈려 할 즈음 또 다른 사고 소식이 들려온다”며 “기억되지 못한 죽음과 추모받지 못한 죽음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위원장은 “안전인력과 적정인력 없는 ‘2인1조’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패가 아니라 노동자를 옥죄는 족쇄가 되고 있다”며 “2인1조는 노동자에게 강요하는 지침이 아니라 회사와 서울시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의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김군을 지키지 못했지만, 2026년에는 홀로 일하는 동료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컵라면이 아니라 안전인력과 예산,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안전 시민넷 박순철 사무처장은 “10년 전 우리 사회는 ‘미안하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과연 일터는 얼마나 안전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노동부 통계를 인용해 “2024년 산재 사망자 가운데 하청 노동자 비율은 47.7%에 달했고, 최근 3년간 중대산업재해 사망자의 63%가 하청 노동자로 확인됐다”며 “위험의 외주화 구조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 사무처장은 최근 부산 신항에서 발생한 20대 하청노동자 감전 사망 사고를 언급하며 “원청은 위험한 업무를 하청에 넘겼고, 현장에는 안전을 함께 책임질 동료도 제대로 된 안전장치도 없었다”며 “위험은 언제나 가장 약하고 젊은 하청노동자에게 먼저 전가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하철 현장 역시 노후시설과 정비 수요는 늘어나는데도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며 “서류상의 2인1조는 인력 부족 앞에서 무력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서울시장 후보 생명안전 시민 약속식’에서는 서울시 차원의 안전 정책 요구가 제시됐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이현미 본부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중대재해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며 “구의역 참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서울시장 후보들과 함께 생명·안전 약속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약속식의 주요 내용으로 ▲구의역 진상조사단 권고사항 이행 점검 ▲우이신설선·9호선·신림선 등 민간 도시철도의 공공성 강화 ▲서울시 산하 위험업무 2인1조 의무화 ▲노사민정 안전위원회 구성 ▲‘서울 안전의 날’ 선언 ▲시민 생명·안전 보호와 안전한 이동권 확보를 위한 안전조례 개정 등을 제시했다. 그는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해 후보들이 시민 앞에 책임 있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정의당 권영국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해 생명안전 시민 약속식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이후 구의역 9-4 승강장으로 이동해 추모의 벽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