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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1일 차]

역대 최대 규모 7천 조합원 운집
시청 본관에 있었던 오세훈 시장과 백호 사장도 똑똑히 보았을 것

11월 8일 15시 본교섭이 속개되자마자 공사는 변화된 입장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사측은 노측에 정리된 교섭안을 제출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니 정회를 요청해 왔고 이에 노측도 응해 곧 본교섭을 정회했다. 사측이 정리해 제안한 교섭안은 11월 2일 입장과 변화가 있었다. 11월 2일 당시에는 2023년 383명, 2026년까지 2,212명 인력 감축 및 안전업무 외주화를 노동조합과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강행하겠다는 태도였다. 그러나 11월 8일 수정 제안에서는 노사 간 논의를 전제로 진행하겠으나, 다만 올해 383명은 인력 감축과 외주화를 진행하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를 반영해 신규 채용 규모를 산정하는 것이 사측의 교섭안이었다.

노동조합은 이를 수용할 수 없었다. 노측은 사측에 최종 의견으로 올해 정년퇴직 인력 276명이라도 신규 채용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전 분야에서 현재 근무 중인 63년생 퇴직 이후 당장 1월부터 인력 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측의 최종 의견에 대해 사측은 검토 끝에 최종적으로 수용 불가 입장을 전해 왔다. 노동조합은 연합교섭단위원회를 개최해 노측 최종 의견에 대한 사측 수용 불가 입장을 놓고 논의했고 이견이 있었으나, 수용 거부를 결정했다. 또한 쟁의 행위의 형식은 개별 상황과 의견을 고려해 각 노조의 판단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후 교섭 재개 시 연합교섭단으로 공동 교섭에 성실히 임한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정년퇴직 인력에 대한 신규 채용을 요구하고, 파업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니

정년퇴직 인력은 예상할 수 있는 일로 매년 연내 임용을 하기 위해 채용 절차를 진행해 왔다. 유독 올해만 서울시와 공사가 인력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를 강제하기 위해 채용을 거부하고 있다. 편하게 일하려고 사람을 더 뽑아 달라는 것도 아니다. 사업과 업무가 여전한데 퇴직하는 사람의 공백에 대한 대책을 세우자는 당연한 이야기를 요구하고 파업까지 하는 상황이 서울교통공사의 현실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단체협약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서울시와 공사는 단체협약을 지키라는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단체협약 제20조【정원의 확보와 유지】
② 공사는 결원인력, 유고인력 등의 이유로 인원에 결원이 생겼을 때 부족 인원을 정기적으로 충원해야 한다.
⑤ 공사는 다음 해 퇴직자 등의 사유로 결원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퇴직 이전 해에 신규 채용 절차 등을 거쳐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역대 최대 규모 7천 조합원 운집.
시청 본관에 있었던 오세훈 시장과 백호 사장도 똑똑히 보았을 것

우리 자신도 놀랐다, 세종대로에 7천 조합원이 모였다. 대한문 앞부터 조선호텔까지 이어진 대오는 한 목소리로 오세훈 시장표 인력 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를 비판했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시청 본관에 있었고, 사장도 시청 인근에서 출정식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오세훈 시장과 백호 사장은 분명히 보았을 것이다. 우리의 대오와 우리의 결의, 우리의 투쟁을!

우리의 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파나마시티에서 개최된 국제지하철노조 총회 참석 노조들은 파업 지지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태국 국영도시철도노조(SEETU)의 대표단도 무대에 올라 지지와 연대의 발언을 했다. 이어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은 25만 공공운수노조 조합원과 함께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도록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4개 본부장은 하나 같이 4개 본부가 한목소리로, 단일대오로 뭉쳐 2023년 임단투를 돌파해 끝내 승리하자고 투쟁을 독려했다. 특히 아침에 공사 사내망에 글을 게시해 내부의 분열을 획책하는 뻔한 수작을 비판했다. 엉뚱하게도 파업으로 평가급이 안 좋아진다며 경영진 자신의 무능과 무책임을 뒤집어씌우는 행태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합법 파업에 대해 경평 감점이 없다는 기본적인 사실 마저 감추고 호도하려는 경영진과 공사 간부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민영화 저지! 공공성 확대! 시민사회 공동행동 양한웅 집행위원장과 철도노조 최명호 위원장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노동조합 명순필 위원장은 총파업 선언과 함께 투쟁사를 했다. 위원장은 올해 임단협 쟁점은 인력 문제인데 회사는 엉뚱하게 돈 문제만 길게 애기하고 정작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가 최종 제안한 정년퇴직 인력을 왜 못 채우겠다는 건지 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와 공사가 묻지마 식 외주화를 통한 인력 감축을 강행하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구의역 사고, 신당역 참사의 교훈을 몰각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역대 가장 많은 조합원이 파업 출정식에 참여하신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출정식에 참여하신 조합원의 뜻은 싸워 이겨내 우리가 목표한 바를 성취하라는 의미로 최선두에서 거침없이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활발한 조합원 참여, 엄중하지만 투쟁은 활기차게!

이번 파업 출정식에도 조합원의 활발한 참여가 눈에 띄었다. 지회별 출정식에 이어 시청 파업 출정식에 참여하는 조합원과 필수 유지 근무 중인 조합원들이 인증샷을 찍어 참여하는 파업 이벤트에도 많은 조합원이 참여했다. 시청역 2번 출구에 설치된 파업 포토월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조합원의 모습도 꾸준히 보였다. 엄중한 시기이고 무거운 주제이지만 투쟁은 활기차게, 출정식은 신나게 진행되었다. 타악기 공연인 바투카타 공연과 노동가요 중창단 ‘노래로 물들다’의 공연은 웅장한 7천 파업 출정식 대오를 들썩이게 했다. 세종대로 가득 찬 대오의 파도타기도 인상적이었다.

[파업 2일 차] 함께 한 총파업, 함께 승리할 2023 임단투

서울시와 사측 당혹감 속 맥락 없는 강력 대응 운운…
5천 조합원 집결해 1차 경고 파업 완수하고 투쟁 결의 다져

사측 교섭위원이 교섭 중인 내용을 외부로 공개하는 등 통상 교섭 중에 하지 않을 법한 일을 했다. 같은 날 서울시도 맥락 없는 강력 대응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서울시와 공사는 노동조합의 조직 상황과 현장의 반응이 예측과 달라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듯하다.

첫날 시청 파업 출정식에 7천 조합원이 참여한 것에 이어 파업 2일 차 승리 결의대회에는 5천여 조합원이 참여했다. 월드컵경기장역 광장이 다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참여한 조합원이 많았다.

대회는 8일 파업 출정식 이모저모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며 시작했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임원 후보자들도 연대 인사를 했다. 현재 오세훈 시장이 모진 탄압을 가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지부 오대희 지부장이 투쟁사업장 연대사를 했다. 서사원 지부장은 오세훈 시장의 탄압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도 통합 이전 김상돈/음성직 사장과 오세훈 시장 시절 혹독한 시간을 겪었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다며, 지금 서사원이 그런 시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마음을 담아 연대사를 했다.

파업 2일 차 승리 결의대회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4개 본부 현장간부들이 직접 현장에서 이번 파업과 임단투를 겪으면서 느끼는 점에 대해 발언했다. 현장 발언을 한 역무본부 간부는 오세훈 시장이 청년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1만 7천 직원이 투표로 뽑은 사람을 배제하고 특정 노조 후보를 맘대로 임명한 것에 빗대, 나도 청년이고, MZ인데 내 목소리는 왜 안 듣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업, 투쟁이라면 무겁고 비장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번 투쟁과 파업은 즐겁고 신나게, 조합원이 참여하며 하자는 기조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파업 2일 차 대회에서도 조합원이 직접 공연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수준급 가창으로 5천 좌중을 휘어잡았고 결국 몰아치는 앙코르 공연까지 멋지게 보여 줬다.  가수 리아가 초청 공연에 응해 주어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로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앙코르 요청을 받은 리아 역시 아침이슬로 응답해 줬다. 조합원들도 리아의 공연에 맞춰 함께 호응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 사측 입장변화, 진지한 대화 포기 시
11월 4주 2차 전면파업 배치할 것. 전 조직 만반의 준비를 하자.

4개 본부 본부장도 이틀간 적극적으로 투쟁에 참여해 주고 함께 한 조합원을 믿고 임단투 승리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명순필 위원장은 함께 한 총파업, 함께 승리할 2023 임단투를 만들어 준 조합원께 감사의 마음을 거듭 전했다. 우리의 주장은 상식적이고 타당하다고 했다. 위험과 안전의 외주화를 막겠다는 것, 단체협약에 따라 현장의 안전인력 공백에 따른 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했다. 나아가 서울시와 공사가 무리수를 두면서 강공 일변도 태도를 보이는 것에 말리지 말고 여전히 진지한 대화와 진정성 있는 교섭을 지속해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사측이 진지한 대화와 의미 있는 입장변화를 포기한다면 수능 이후 11월 20~24일 사이에 2차 전면파업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1차 경고 파업을 완수하며 파업지침 2호를 발표했다.

공공운수노조 간부들은 우리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연대하기 위해 서울역, 용산역, 종각역, 서대문역, 신도림역,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