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지방공기업특별위원회가 24일 세종시 행정안전부 앞에서 ‘지방공공기관 노동자 공동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행안부가 추진 중인 지방공공기관 총인건비 지침 개정안의 중단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행안부의 ‘총인건비 자율화’ 방침이 실제로는 임금·처우 기준을 후퇴시키고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가짜 자율화’라며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세종시 행안부 앞에서 진행됐다. 양대노총 공대위 지방공기업특위가 주관하고 공공운수노조, 공공연맹, 서울시투자출연기관노조협의회, 궤도협의회, 전국도시개발노조협의회, 특별광역시시설공단노조협의회가 공동 주최했다. 지방공공기관 노동자들이 산별노조와 연맹을 넘어 행안부 앞에서 공동투쟁에 나선 것은 2023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집회는 조준우 공공운수노조 부산도시공사지부 지부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과 정정희 공공연맹 위원장이 대회사에 나섰다. 이어 김정섭 공공운수노조 지방공공기관사업단장, 이양섭 공공연맹 부위원장, 오문제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김종우 경기신용보증재단노조 위원장, 김문현 대전도시공사노조 위원장, 장대덕 부산시설공단노조 위원장이 투쟁사를 이어갔다.
양대노총 공대위 지방공기업특위는 행안부가 지난 15일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2027년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 및 ‘2027년 지방출자·출연기관 예산편성지침’ 개정안을 시달하고 단 일주일 동안 의견수렴을 진행한 점을 문제 삼았다. 개정안은 총인건비 인상률과 산정 제외 항목 결정을 기존 행안부 결정 방식에서 지자체 자율 결정 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이를 실질적 자율화가 아닌 책임 전가로 규정했다. 행안부가 총인건비 기준을 지방공무원 봉급인상률로 묶어두면서도 기존에 별도로 인정해 온 호봉승급분, 저임금기관 차등인상률, 통상임금 판례 변경에 따른 증가분 반영 등을 삭제하거나 축소했다는 것이다. 또 기존 총인건비 제외 항목을 대폭 줄이거나 지자체 재량 사항으로 낮춰 지방공공기관 노동자의 임금과 처우가 지역별 재정 여건과 지자체장 성향에 따라 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행안부가 말하는 총인건비 자율화는 기존에 보장되던 인상률과 제외 항목을 삭제하고 지자체장에게 알아서 받아 가라는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임금 강탈이자 노동자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방공공기관 노동자들은 중앙공공기관과 비교해 제도개선에서 소외되고 2등 노동자로 취급받아 왔다”며 “행안부의 개악 시도와 총인건비라는 오랜 사슬을 강력한 연대와 총력투쟁으로 분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정희 공공연맹 위원장도 “이것은 자율화가 아니라 책임전가”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행안부가 직접 책임져야 할 총인건비 통제 문제를 지자체로 넘기고, 지자체장 결정과 지방의회 보고라는 새로운 장벽을 세우고 있다”며 “지자체 재정 여력에 따라 임금이 갈리고 정당한 처우개선이 막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총인건비 지침이 현장의 인력 부족과 공공서비스 약화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오문제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육아휴직, 병가, 단축근무가 있어도 현장 인력은 유지돼야 한다”며 “교대근무와 안전 업무를 1인 근무로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부처는 비용 중심이 아니라 안전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자·출연기관의 정원과 고용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김종우 경기신용보증재단노조 위원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원 확보와 예산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규직 채용 원칙을 세웠다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공기관, 노동조합과 소통하고 인력 수급 대책부터 마련했어야 한다”며 “정원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직 채용만 제한하면 공공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문현 대전도시공사노조 위원장은 지방공공기관의 역할과 자율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방공공기관은 지자체의 하청기관이 아니다”라며 “재정지원과 인력확충 없이 사업만 떠넘기고 적자가 발생하면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 결정부터 인사, 조직, 재정 운영까지 노동자 참여와 노정교섭을 제도화하는 것이 진짜 자율화”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행안부가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총인건비제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개정안이 총인건비 기준선을 후퇴시키고, 지자체장 승인과 지방의회 보고 절차를 통해 통제를 강화하며, 지역별 임금·처우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조합과의 협의나 사전 설명 없이 개정안이 기습 추진된 점도 절차적 문제로 제기했다.

양대노총 공대위 지방공기업특위는 행안부에 총인건비제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지방공공기관 노동자의 임금·처우 개선과 인력 확충, 노동자 교섭권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행안부가 개정안을 강행할 경우 지방공공기관 노동자들의 공동 대응과 총력투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