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와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가 20일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민자철도의 공공성과 안전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경기도지사 후보들에게 촉구했다. 노조는 높은 요금과 안전 인력 부족, 무인화·다단계 민간위탁 구조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민자철도 운영체계 전면 개선과 공공 직영화를 요구했다. 노조가 밝힌 바에 따르면 국내 철도 민간투자 비중은 2015년 5.3%에서 올해 22%까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김포골드라인과 용인경전철 같은 도시철도뿐 아니라 신분당선, GTX-A, 서해선 등 광역철도까지 민간투자와 민간위탁 운영이 확산됐다. 노조는 “민자철도는 민간 자본의 이윤 보장을 위해 높은 요금을 부과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인운전과 무인역사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 결과 시민 안전과 노동자의 노동환경 모두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김영애 본부장의 여는 발언과 서해선지부 박상준 지부장,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김대훈 조직국장의 현장 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김영애 경기지역본부장은 최근 GTX 삼성역 공사 과정에서 불거진 철근 누락 논란을 언급하며 “철도와 교통은 속도가 아니라 안전이 우선”이라며 “수많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공공교통이라면 다소 늦어지더라도 철저히 점검하고 책임 있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과 수익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되는 교통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민자철도의 높은 요금 체계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GTX-A와 신분당선의 높은 요금은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신분당선 추가요금은 사실상의 ‘출근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포도시철도의 과밀 문제, 서해선의 긴 배차간격과 부족한 안전 인력, 무인운전과 1인 역사 운영 확대 역시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비싼 요금과 반복되는 안전 문제, 부족한 공공성은 민자철도가 시민의 이동권보다 수익을 우선해 온 결과”라고 발언했다.
서해선 현장 노동자들은 다단계 민간위탁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안전 공백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박상준 서해선지부 지부장은 “노동자도 정부 책임도 없는 민자철도, 시민의 안전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서해선 운영 구조를 설명했다. 그는 “서해선 소사~원시 구간은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됐고, 운영 과정에서 민간 시행사와 공공기관이 다시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다단계 위탁 구조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서해선 12개 역사 중 8곳 이상에서 매일 단독 근무가 이뤄지고 있다”며 “안전 인력이 부족하니 노동강도는 높을 수밖에 없고 시민 안전도 함께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종업계 대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안전인력 부족에 따른 살인적 노동강도 때문에 숙련 노동자들이 떠나가고 있고, 그 빈자리를 비정규직과 미숙련 인력이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인건비 부족을 이유로 단독 근무 역무원들의 휴게시간 보장조차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자의 휴게가 이뤄지는 동안 역사에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현실”이라며 “무인화와 인력 감축이 시민 안전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김대훈 조직국장은 민자철도 구조 자체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 철도는 서울과 다른 어떤 지역보다 민자사업이 집중돼 있다”며 “민간 자본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민자철도가 도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며 “민자철도 건설 현장의 사망사고가 재정사업 철도보다 4.1배 많고 부상사고도 3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조차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에 치중한 민자사업이 안전관리 소홀로 이어졌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민자철도 운영 기준조차 3년 넘게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인운전과 무인역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신분당선과 서해선, GTX, 김포골드라인, 용인에버라인 등에서 다단계 민간위탁 구조가 고착화돼 노동자는 저임금과 위험 업무에 내몰리고, 시민들은 안전 위협을 감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민자철도는 시민에게 높은 운임을 부담시키는 동시에 무인운전과 무인역사 운영 등으로 안전을 비용과 맞바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공공철도 대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으로 숙련 노동자들이 이탈하고 있으며, 그 공백을 비숙련 노동자와 비정규직이 메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통권과 이동권은 시민들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라며 “특정 노선에서 높은 요금을 부담하거나 안전 공백에 노출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민간 자본을 통해 노선을 건설하면서 건설 이자와 운영 손실은 국고로 보전하고, 반대로 높은 요금과 불안정한 서비스 비용은 시민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공공성에 입각해 운영되지 못하는 지금의 민자철도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노조는 경기도와 차기 경기도지사에게 ▲민자 광역철도의 통합관리 운영체계 구축 ▲민간 시행사와 운영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위탁구조 개선 ▲재정건설 노선의 지방자치단체 직접 운영 등을 요구했다. 또 “경기도 내 민자철도가 공공성에 입각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